[본 기사는 12월 23일(15:4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마트 1위 업체 이마트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올초 겪었던 수요예측 '0'의 굴욕을 씻어낼 지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2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신용등급 AA+)는 내달 10일 3년 만기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이번 발행을 위해 이달 중순 한국투자증권ㆍKTB투자증권과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조달한 자금은 내달 13일 만기도래하는 3억달러 규모 변동금리부사채 차환에 쓰인다. 지난 20일 기준 이마트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3.249%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공모 희망금리 밴드가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4월 2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기관투자가 참여가 전혀 없어 인수단이 모든 물량을 떠안아야 했다. 희망금리 수준을 실제 유통금리보다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것이 흥행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당시 이마트는 민간기업의 회사채 최저 발행금리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고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이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발행 역시 안팎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흥행 전망은 불투명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월 이마트의 국제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정부정책에 따른 강제휴무일 도입과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재정악화가 우려된다는 게 하향조정 이유다.
대규모 투자로 차입 규모가 늘어나면서 재정건전성 역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이마트의 금융비용은 937억원으로 지난 2011년도 561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마트는 내년 1조4295억원, 2015년 1조5216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집행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량채 발행이 급격히 줄면서 기관들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리적인 금리만 제시된다면 지난 번 실패를 반복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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