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의 맥] 경찰의 딜레마…"메리 마오마스"
입력 2013-12-26 09:02 
(오프닝)
12월 26일 목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매년 연말이 돼서야 처리됐던 예산안, 올해는 어떨까요? 철도노조 간부들이 조계사에 피신한 가운데 경찰이 딜레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마오쩌둥 탄생 120주년을 맞아 중국의 추모 열기가 뜨겁습니다.

1. '제야의 종' 예산
- 어제 여야 원내지도부가 성탄절 협상을 통해 내년 예산안을 국정원 개혁법안과 함께 12월 30일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걱정이 앞섭니다. 예산에 관한 한 국회는 십수 년째 '양치기 소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3년 이후 국회는 11년째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넘긴 것도 모자라 대부분 제야 직전에 의사봉을 두드렸습니다. 심지어 올해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올해 1월 1일 오전 6시쯤 통과됐습니다.
헌법상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은 12월 2일입니다. 정부가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안을 바탕으로 세부 예산 계획을 짤 수 있도록 30일의 여유를 주자는 의도입니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야 싸움 통에 이런 헌법 정신을 11년째 무시하고 있는 겁니다.

일단 여야가 30일에 처리하자고 합의는 했지만, 대선개입 논란 등 여전히 뇌관이 많습니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올해는 해를 넘기는, 제야의 종 예산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2. 경찰의 딜레마
- 크리스마스인 어제 정작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불교의 성지 조계사였습니다. 철도노조 간부들이 경찰의 체포를 피해 조계사로 피신했기 때문입니다.
왜 조계사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종교 시설이라 경찰이 들어오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과거 민주화 운동 때는 명동성당이 수배자들의 성지였지만 2008년 광우병 시위 이후 조계사가 새로운 은신처로 떠올랐습니다.
경찰은 악몽이 있습니다. 2008년 당시 조계사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하다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의 차량을 과잉 검문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결국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서 사과를 한 겁니다.
여기다 지난주 일요일 12시간 동안 민주노총 건물에 강제 진입한 것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입니다. 하지만, 이성한 경찰청장이 원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터라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곤란합니다.
조계사는 오늘 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간부 은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인데, 관심이 쏠립니다.

3. 지방선거 '후끈'
- 요즘 국회는 각 정당에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입니다. 바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노리는 후보자들입니다.
내년 6월 4일 전국 지방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열리는데 벌써부터 선거전이 뜨겁습니다. 후보자들은 자신이 유리하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당 지도부에 어필하며 공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각 정당도 내년 지방선거 결과가 정국 주도권을 좌우하는 만큼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광역단체장에 관심이 집중되는데 그 가운데 백미는 역시 서울시장입니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현 시장의 재선을 낙관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에선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박 시장의 대항마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꾸준히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정몽준 전 대표가 출마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와 인천, 충청에서도 각 정당의 셈법이 분주한 모습입니다.

4. "메리 마오마스"
- 어제 서양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로 인사할 동안 중국에선 "메리 마오마스"가 울려 퍼졌습니다. '메리 마오마스'란 크리스마스와 마오쩌둥의 합성어로 중국의 혁명지도자 마오쩌둥 탄생을 기리는 의미입니다. 바로 오늘(12월 26일)이 마오쩌둥의 탄생 120주년입니다.
마오쩌둥만큼 국내외의 평가를 받는 인물도 드물 겁니다. 서구 지식인들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수많은 인민을 죽게 만든 인물이라고 비난하지만, 중국 사회에서는 사회주의 중국을 세운 국부로 찬양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마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공이 과보다 크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에 응답자의 78.3%가 동의한다, 6.8%는 ‘너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답해 무려 85%가 공이 과보다 크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오의 시대와 현재 중국은 분명히 다른 상황인 만큼, 최근 시진핑 주석이 사회주의 이념 교육을 강화하는 등 마오 주의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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