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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유럽축구, ‘1위’ 빼고 다 바뀌었다
입력 2013-12-24 06:01 
이탈리아 세리에A는 2013-14시즌에도 유벤투스의 독주 체제다. 그러나 AC 밀란의 몰락으로 중위권은 대혼란에 빠졌다. 사진은 AC 밀란의 공격수 발로텔리.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혼돈의 유럽축구다. 쉼표가 없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다르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이 2013-14시즌 전반기 일정을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다.
순위표의 맨 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바이에른 뮌헨,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 등 다들 그 얼굴 그대로다. 하지만 그 아래는 전혀 다르다. 2위부터 얼굴이 싹 바뀌었다. 지난 2012-13시즌 상위권에 포진했던 몇몇 팀들은 올 시즌 바닥을 기고 있다. 예측불허, 올 시즌 유럽축구 전반기를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가장 큰 변화의 폭풍이 몰아친 곳은 세리에A다. 지난 시즌 스쿠데토를 차지한 유벤투스는 여전히 1위다. 그리고 압도적이다. 지난 시즌 최종 2위 나폴리와 4위 피오렌티나는 올 시즌에도 3위와 4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그 외가 싹 바뀌었다. AC 밀란은 3위에서 13위로 수직 하락했다. 17경기 가운데 고작 4승 밖에 못했다. 강등권인 18위 사수올로와는 승점차는 불과 5점이다.
우디네세도 미끄럼틀을 탔다. 5위에서 11위로 6계단이 내려갔다. 벌써 9번이나 졌다. 지난 시즌 우디네세의 패배는 8번이었다. 라치오도 힘이 많이 약해졌으며, 지난 시즌 8위에 올랐던 카타니아는 올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며 강등 후보 1순위가 됐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1승 2무 7패로 형편없다.
내려가는 팀이 있으면 올라가는 팀이 있는 법이다. 개막 10연승 행진을 내달린 AS 로마는 2위를 기록했다. 이제는 유벤투스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다. 지난 시즌 기복 심했던 행보(5위)와는 다르다.
강등 위기를 힘겹게 벗어난 제노아(17위)와 토리노(16위)는 올 시즌 다크호스로 올라섰다. 제노아는 전반기 막바지 뒷심을 발휘하며 9위로 올라섰다. AS 로마에게 첫 무승부를 안긴 토리노는 7위까지 뛰어올랐다.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의 무적 행진이 지속됐다. 올해 5관왕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은 14승 2무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레버쿠젠과는 승점차가 7점이다. 유럽 빅리그 가운데 1,2위 승점차가 가장 크다.
레버쿠젠은 상위권을 유지하는 반면 도르트문트의 하락이 눈에 띈다. 1위와 2위 밖에 몰랐던 도르트문트는 4위로 밀려났다. 볼프스부르크, 헤르타 베를린, 샬케04와의 승점차도 크지 않다. 내림세가 워낙 뚜렷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자신하기 어렵다.
볼프스부르크(11위->5위), 아우크스부르크(15위->8위), 마인츠(13위-9위)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 시즌 중상위권에 올랐던 프랑크푸르트와 프라이부르크는 각각 15위와 16위로 추락했다. 뉘른베르크도 10위에서 17위로 내려갔는데, 17경기 동안 첫 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굴욕적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올 시즌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그들의 적수는 없다. 몇 시즌 동안 견제했던 도르트문트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프리메라리가와 리그1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지만, 실상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만큼 거세진 않다. 다만 분명 달라진 점은 명확했다. 1위 자리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선두가 확고부동한 세리에A 및 분데스리가와 확실히 다른 점이다.
프리메라리가에선 바르셀로나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지 모른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가 아닌 같은 마드리드를 연고로 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 승점이 같다. 골 득실차에 뒤져있을 뿐이다. 지난 시즌을 마쳤을 때 두 팀의 승점차는 24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두 팀은 바짝 붙어있다.
리그1에서도 PSG는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2위 모나코와는 승점 3점차, 3위 릴과는 승점 4점차다. 1경기라도 미끄러지면 역전을 허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승격팀 모나코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010-11시즌 우승팀 릴도 PSG를 바짝 뒤쫓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와 리그1에서도 급추락한 팀이 있다. 발렌시아가 가장 대표적이다. 꾸준하게 프리메라리가 인간계의 선두주자였던 발렌시아는 11위까지 내려갔다. 절반이 넘는 경기(17경기 중 9경기)를 졌다. 박쥐군단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과거 리그1의 절대적인 강자였던 리옹도 옛 명성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6승 7무 6패, 중위권 팀 같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평범한 팀이 됐지만, 그나마 올라갈 나무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게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7위를 기록한 베티스는 꼴찌로 전락했다. 리그1의 니스도 14위에 머무르며 지난 시즌 돌풍(4위)를 까마득하게 잊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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