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9일(0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KDB대우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올 하반기 현대로템의 성공적인 상장 이후 상장예비기업들과 잇달아 주관계약을 체결하는 등 녹록치 않은 시장 분위기에도 분전하는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신한기계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내부적으로 선정이 된 상황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현재 대우증권이 주관(공동주관 포함)을 맡은 예비 IPO 주자는 모두 4곳이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내년 상장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휴비스)와 올해(현대로템) 각각 한 곳을 상장시키는데에 그치며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IPO시장 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2년간 대우증권의 IPO성적표는 초라했다. 올해 상장을 위해 지난해 말 유가증권 시장에 청구서를 제출한 철강업체 아주베스틸이 거래소로부터 승인 판정을 받고도 실적 우려에 상장을 무기한 보류한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심사청구한 화학섬유 제조업체 성안합섬은 심사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올해 10월 현대로템 상장 전까지 대우증권은 1년6개월 넘게 IPO수수료를 벌지 못한 셈이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 하나대투증권 등은 코스닥 상장기업들을 통해 어느정도 수익은 올렸다.
설상가상 대우증권은 지난 7월 IB부문 인력이 대폭 물갈이 된 데 이어 두 달 후 상장주관을 맡았던 중국고섬이 상장폐지되면서 회사 이미지는 악화됐다. 현대로템 딜을 진행중이던 담당 인력들까지 교체되자 일각에서는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대우증권 IB 관계자는 "대대적인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악재 따른 위기가 이삼규 신임 IB사업부문 대표를 중심으로 IB인력들이 각오를 다잡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대우증권은 현재 공모규모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롯데정보통신의 상장 주관을 맡았으며 동부생명 IPO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인터파크INT(400억원 안팎)는 내년 2월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코스닥 업체 피케이벨브와도 주관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규모 있는 IPO 위주로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활로를 찾기 위해 눈을 낮추고 있다"며 "내부의 노력도 뒷받침됐겠지만 IPO시장 최대 이슈였던 현대로템의 성공적인 IPO를 이끌어 낸 것이 대우증권이 시장의 신뢰를 일부 회복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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