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폐지…부익부 빈익빈 효과 올까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허울뿐인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상한제도가 철폐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구단 재정에 따른 '부인부 빈익빈' 현상이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은 19~20일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갖고 최근 문제가 된 외국인 선수 몸값 규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몇몇 구단에서 용병 연봉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이의를 제기해서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야구규약상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은 첫 시즌 보수가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를 초과할 수 없고, 재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인상률이 25%로 제한된다. 
물론 현실은 이 규약을 지키며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구단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1인당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원) 가량을 쏟아 부으며 발표만 30만 달러로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규정이 철폐되면 국내 프로야구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단 퇴물 취급을 받는 선수나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뛰는 유망주가 아닌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국내 프로야구를 찾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만(약21억)∼300만(약31억)달러 수준의 선수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최고 연봉이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받은 15억이었던 만큼, 팀 성적을 좌지우지할 외국인 선수에게 20억∼30억 원을 투자할 구단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 선수 연봉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길이 된다. 야구규약상 ‘외국인선수 고용 규정에는 규정 위반 시 해당 선수 5년간 등록 말소 및 소속 구단의 대체 용병 영입 불가 등 제재 조치 외에 이면계약을 막기 위해 선수 및 가족의 계좌추적 동의 확인서를 받게 돼 있는데 실제로 계좌추적 등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다.
구단들은 이 규정 철폐를 논의하면서 또 다른 고민에 한숨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연봉 상한선 철폐가 능사가 아니다. 당장 외국인 선수 연봉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알 수 없다”며 사실 30만 달러 제한은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상한선 규정이 있다는 자체는 외국인 선수와 협상할 때 도움이 됐다. 규정상 30만 달러가 최고인데, 복리후생비 등 기타비용으로 더 챙겨주더라도 한계가 있다고 설득하는 게 통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구단 재정 상황에 따라 영입할 수 있는 외국인의 수준이 크게 달라지면서 전력 편차가 심해질 수도 있다”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 국내 선수 연봉도 덩달아 뛰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결국 돈이 많은 부자구단에 좋은 외국인 선수가 몰릴 수 있다”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KBO측은 내년 시즌 뛸 외국인 선수들은 거의 결정됐기 때문에 2015년 시즌 이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순기능과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개정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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