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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영화③] 왔다갔다 갈피 못 잡는 영화 등급, 관객들도 알쏭달쏭
입력 2013-12-19 11:01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극장가가 풍성했던 2013년이지만, 많은 영화들이 개봉에 앞서 등급논란에 휩싸이며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마찰 아닌 마찰을 빚었다.

‘연애의 온도 ‘전설의 주먹 ‘명왕성 ‘천안함 프로젝트 ‘뫼비우스 ‘깡철이 ‘무게 등이 등급논란 때문에 고통에 시달렸다. 먼저 지난 3월 21일 개봉한 이민기 김민희 주연의 ‘연애의 온도는 욕설, 성인흡연, 음주 등의 장면 때문에 영등위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영등위는 연애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함에 있어 선정적, 폭력적인 부분은 일부 자극적으로 표현되고 대사표현에 있어 거친 욕설과 비속어, 선정적 내용이 지속적이며 빈도가 높고, 일부 내용에서 청소년이 관람하기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어 청소년관람불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연애의 온도를 연출한 노덕 감독은 중고생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애초 15세 관람가를 예상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작품에 손상이 가지 않는 선에서 지적된 장면들을 편집해 재심의를 청구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영등위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가족의 화합을 그린 ‘전설의 주먹(4월 10일 개봉) 측은 15세 관람가를 예상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는 학교폭력, 청부살인 등의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수위가 높아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에 ‘전설의 주먹 측은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기만 했을 뿐 재심의는 넣지 않고 그대로 개봉했다.

두 작품과는 반대로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은 작품도 있다. 7월 11일 개봉한 ‘명왕성과 10월 2일 개봉한 ‘깡철이다.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 표현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일부 장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영등위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명왕성은 결과에 이의를 신청했고 이에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에서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하기에는 무리가 없으나, 모방, 폭력 등의 묘사가 제한적이지만 포함된 영화다. 단 일부 장면에서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있을 수 있어 관람 전 부모의 검토 및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하게 15세 관람가로 재분류했다.


‘깡철이 역시 영상 표현에 있어 폭력적인 장면이 자극적으로 표현됐다”며 엄마바보의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연출을 맡은 안권태 감독은 정서적으로 접근하면 충돌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영화를 볼 때 좀 더 사실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서 영등위에 심의를 다시 넣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고 청소년 관람불가에서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아 흥행을 이어갔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영등위로부터 두 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개봉자체가 불투명했다. 이에 김기덕 필름 측은 ‘뫼비우스 개봉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영화관계자를 대상으로 찬반시사회를 열었다. 107명의 관객이 참여한 결과, 찬성 93표, 반대 11표, 기권 3표로 총 86.9%의 찬성의견으로 성인 관객이 관람하는 것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개봉하기로 마음을 먹고 결국 영등위가 지적한 장면을 삭제하고 세 번째 재심의 끝에 결국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뫼비우스와 마찬가지로 ‘무게도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개봉자체가 어려웠다. 이에 출연배우 조재현은 ‘무게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분하고 화가났다. 보통 배우들이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방문하지 않는데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다녀왔다. ‘무게를 접한 해외 관계자들의 평가와 반대되는 판단이 나를 슬프게 했다”고 조금의 억울함과 분함을 토로한 바 있다. 결국 세 번째의 재심의 끝에 제한상영가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나 관객들 입장에서 과연 정확한 등급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영등위 관계자는 등급 분류 위원들마다 물론 차이가 있다.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심의를 하지만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영화 본 심의를 접수한 후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으로 아예 상영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3민사부로부터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었음을 통보 받아 개봉을 확정지었다. 거기에 재연을 포함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표현에 있어 주제의 이해도 및 대사표현 수위 정도가 12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다”라는 영등위의 설명과 함께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는 쾌거를 누렸다. 많은 이들의 관람을 앞둔 상황에서 돌연 메가박스 측의 상영중단 통보를 받아 삐거덕거리는 출발을 알렸다. 다소 적은 상영관 수에도 관객들의 관심을 받으며 조용히 흥행을 이어갔고 IPTV 서비스 개봉 덕분에 지금도 많은 대중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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