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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폭발’ 박경상, 수줍게 남긴 마지막 말은…
입력 2013-12-17 21:47 
전주 KCC 가드 박경상이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27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서민교 기자] 저, 이 얘기 한 줄만 넣어주시면 안되요?”
전주 KCC 가드 박경상이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취재진을 붙잡았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어색하게 웃으며 던진 한 마디는 뭐였을까.
박경상은 1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득점인 27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91-71, 20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박경상은 강병현과 김민구가 부상으로 모두 빠진 KCC의 미친 존재감이었다. 특히 3쿼터에만 15점 3스틸을 집중시키며 팀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34-32로 근소하게 전반을 앞섰던 KCC는 3쿼터에만 올 시즌 한 쿼터 최다 득점인 39점을 몰아치며 삼성을 제압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박경상은 SK전 이후 다른 것은 없었다. 작년에도 병현이 형과 김민구 없이 했기 때문에 하던대로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고 나와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경상은 1쿼터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임)재현이 형이 들어오면서 리딩을 봐줘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3쿼터에 수비가 잘됐다. 우리는 분위기를 한 번에 탈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상은 예민할 수 있는 애런 헤인즈(SK)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 그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 헤인즈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경기 중에 오바를 하다 그런 것 같다. 민구가 빨리 나아서 돌아왔으면 좋겠다. 다 동업자니까 잘 풀렸으면 한다”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경상은 SK와 악연 아닌 악연을 품고 있는 선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헤인즈 의존도에 대해 SK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헤인즈 사건이 남다른 의미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경상은 아마 나한테 그랬으면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텐데 그렇진 않았다”며 웃은 뒤 그래도 SK를 다음에 만나면 꼭 이기겠다”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박경상은 취재진의 질문이 끝날 무렵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팀 선배들을 향한 감사의 속마음이었다. 그는 형들한테 그동안 고맙단 말을 못했다. (임)재현이 형, (이)한권이 형, (신)명호 형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뒤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며 후배들을 챙겨주셨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KCC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이다. 그렇다보니 베테랑 선수들이 뛸 자리가 줄어들었다. 박경상은 올 시즌 코트에서 뛰면서 못내 그 부분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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