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3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연말까지 보험금 지급여력비율(RBC)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최근 국고채 금리상승으로 인해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RBC 비율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아비바생명은 이달말 25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앞서 지난달에도 1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 중인 우리아비바생명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매각가치를 최대한 높인다는 계획이다. 개별매각에 실패한 우리아비바생명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서 가격을 떨어뜨리는 '아킬레스 건' 취급을 받고 있다. 부실채권 평가손실 등이 늘어나면서 올해 9월말 기준 우리아비바생명의 RBC는 155.4%까지 떨어져 금감원 권고치인 150%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 발행된 보험사의 후순위채는 총 7000억원어치가 넘는다. 앞서 지난 9월 메리츠화재가 246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RBC비율을 170.4%에서 212.7%로 끌어올렸다. 현대라이프도 올해 6월과 8월에 각각 3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 RBC 비율을 191.3%에서 20%포인트 가량 높이는 데 성공했다.
보험사들이 연이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누적 적자와 보유증권 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떨어진 RBC비율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후순위채는 일반 회사채보다 안전도가 떨어지는 만큼 이자율이 시중금리보다 높다. 특히 만기 5년 이상의 후순위채는 자본으로 인정되면서 금융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IB업계 관계자는 "평가손 규모가 큰 일부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자본확충 방식으로 대주주 지분을 희석시키는 유상증자보다는 후순위채 발행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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