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가 딸린 단독주택 투자 몰린다
입력 2013-12-17 17:05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상가 겸용 단독주택단지 모습. <사진 제공=LH>
'퇴직금으로 고향에 내려가 상가 딸린 집을 짓고 임대료 받아 살 수만 있다면….'
혁신도시와 제2기 신도시, 대형 산업단지 인근 등에 새로 개발되는 공공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가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퇴직금으로 수익과 주거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50대 베이비부머들이 새로 뜨는 지방 상권에 점포 겸용 단독주택이나 단독주택용지를 불하받아 상가 딸린 주택 또는 공동주택을 짓기 위해 청약 경쟁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공기관들의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혁신도시에 분양되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그야말로 '로또' 수준이다. 지난달 LH가 분양한 광주전남혁신사업지구는 11개 필지 분양에 최저 804대1에서 최고 2822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분양한 전북혁신사업지구는 8개 필지 분양에 최저 1365대1에서 최고 2515대1의 경쟁률이 나왔다.
신도시, 신시가지 조성 등으로 새롭게 상권이 형성될 예정인 지역도 열기가 뜨겁다. 2018동계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서는 강릉유천지구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의 경우 LH에서 1개 필지를 분양했는데 지난달 청약 결과 경쟁률이 615대1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혁신도시 유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신도시 조성 △공급 희소성 △싼 가격 메리트 등의 호재를 갖춘 상가 겸용 단독주택지의 경우엔 가수요까지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은퇴자들의 이 같은 수요가 몰리면서 당첨 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일부 투기 수요까지 가세하기도 한다. 위치에 따라선 억대를 넘는 프리미엄도 예사다.
택지 분양과 관련해 주목되는 현상은 상권 형성 전망이 불투명한 지역의 택지 분양에 대해선 미달 사태가 빚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경기도 고양삼송지구의 경우 지난 6월 161필지 공급에 8개 필지에만 분양 신청이 들어왔다. 최고경쟁률은 고작 6대1에 그쳤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방송영상산업의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던 '삼송브로멕스' 사업이 지난해 7월 좌초하면서 이쪽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고 귀띔했다. 의정부 민락2지구, 파주교하, 인천 용종 등도 공급 과다와 상권 형성 미약이라는 마찬가지 우려를 안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카페 골목 등 먹거리와 관련된 특성화 단지로 상가가 발전되리란 생각에 택지를 분양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수도권이나 서울 소재 집을 팔거나 퇴직금, 예금 등을 보태 5억원가량의 목돈을 쥔 베이비부머 입장에서는 3억~4억원으로 토지를 매입한 다음 은행 차입을 통해 건물을 짓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 다음 아래층에는 전세를 내줘 보증금으로 은행 빚을 되갚고 매달 받는 월세로 위층에서 생활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실제 건물을 짓고 나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주변 상권 형성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실제로는 카센터, PC방, 창고 등 부가가치가 낮은 쪽으로 상가가 변할 수도 있고 공실률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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