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A씨(여·29)는 속상하다. 평소 나무랄 데 없는 애인 B씨(31)가 주말에 게임만 시작했다하면 연락두절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A씨는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B씨로부터 "게임 중 전화통화는 팀플레이에 있어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대답을 들었다. B씨는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면 씀씀이도 적어지고 바람 피울 염려도 없으니 오히려 좋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지만 A씨에게는 궤변으로 들릴 뿐이다.
결혼을 앞둔 애인이 하루 3시간씩 게임을 할 경우 여성 10명 중 8명은 헤어지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결혼 후에도 게임에 몰두할 경우 이혼사유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듀오는 지난 달 25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20~30대 미혼남녀 759명(남366명, 여393명)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결혼을 앞둔 애인이 하루 3시간씩 게임을 한다면?'이란 주제에 대해 남성의 62%는 '계속 만난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의 79.9%는 '헤어진다'고 답해 게임을 하는 애인을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애인이 하루 3시간씩 게임을 하더라도 만나겠다는 이유로는 '게임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취미이기 때문(3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나도 게임을 함께 즐기니까(29.1%)', '아직 결혼한 것은 아니니까(23.5%)'의 순이었다.
반면 하루 3시간 게임하는 애인과는 헤어지겠다고 말한 사람들 중에서는 '게임을 하는 자체가 한심해 보이니까(33.8%)'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데이트 할 시간을 빼앗기니까(20.5%)', '금전적·시간적 낭비라고 생각해서(17.4%)',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을 해치기 때문(15%)'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마지막으로 허용 가능한 애인의 하루 평균 게임 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29.2%가 '1시간'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30분(25.4%)', '3시간(19.4%)'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애인의 게임 허용시간을 3시간(28.4%)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여성의 경우 1시간(4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여자는 남자의 신체적인 바람보다 정서적인 바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결혼을 앞둔 남자가 하루 3시간 게임을 하는 것은 여자 입장에서 보면 게임과 바람이 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게임은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장점도 있으나 결혼 후 부부간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3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며 "이는 부부 간의 의무 중 성실 내지 배려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간주돼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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