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80대 할머니 열차 문에 끼여 사망…'대체인력 때문에'

【 앵커멘트 】
어젯밤 서울 지하철 전동차에서 내리던 80대 할머니가 발이 문에 끼어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출입문 개폐를 맡은 사고 열차의 차장은 철도파업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학생이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어젯밤 9시쯤 이곳 승강장에서 80대 할머니가 열차 문에 끼어 숨졌습니다.

열차에서 내리려던 84살 김 모 씨가 출입문에 끼인 채 열차는 그대로 출발한 겁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열차 출입문에 발이 낀 김 씨는 1m 이상 끌려가다 스크린도어에 충돌한 뒤 그대로 쓰러져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머리와 목 등을 크게 다쳐 끝내 사망했습니다.

▶ 인터뷰(☎) : 구급대 관계자
- "육안으로 보니까 머리 부분이 완전 피가 많이 나서 골절인 것 같다고 말씀드린 거고요. 맥박 없었죠. 현장에서부터 없었죠."

사고를 낸 열차의 차장은 한국교통대 철도대학 1학년 19살 김 모 씨였습니다.

보통 출입문의 개폐는 열차 차장이 담당하는데 김 씨는 승객들이 모두 내렸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코레일이 고용한 노조 파업 대체 인력으로 실습 학점을 인정받는 조건하에 10만 원 정도의 일당을 받고 일하는 중이었습니다.

▶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 "기관사는 필수였고요. 뒷분(차장)은 대체였던 것 같습니다. 차장이라고 하죠. 문을 개폐하고 안내를 해주고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코레일 측은 학생들을 고용 시 사고에 대한 책임은 당사자가 진다는 조건도 포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목격자와 기관사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관계자들을 소환해 과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