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 "경기회복시 운송·건설·기계 주목"
입력 2013-12-15 17:39 
◆ 2014 CEO's 포트폴리오 / ④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 ◆
정회동 KB투자증권 사장(57)은 증권업계에서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KB투자증권을 포함해 흥국증권, NH농협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등 무려 4개 증권사의 수장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업에 비해 다이내믹한 증권업 특성상 증권사 대표는 '롱런'이 어려운 면이 있다. 전문성이 중시되는 데다 폭락장과 급등장이 수시로 오가는 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야 하는 이유에서다. 2000선에 갇혀 '돈 불리기가 너무 힘들다'는 소리를 듣는 요즘 시장에서 '롱런 중인' 정 사장의 조언을 듣는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KB투자증권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정 사장의 내년 화두는 '리스크 관리'였다. 주식시장 전망은 밝지만 경기 회복, 출구전략, 환율 등 위험요소가 상당하다는 것.
그는 "2014년은 경기 회복이라는 긍정적 이슈에 위험 요소가 얼마나 크게 작용할 것인가가 투자 수익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너무 공격적이지도, 그렇다고 보수 일변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내년에도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정 사장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 상황만을 고려하면 목표 지수는 약 2300까지 도전할 수 있을 듯하다"며 "하지만 상반기엔 테이퍼링 이슈, 하반기엔 경기 기저효과가 둔화되는 문제 등에 노출될 수 있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일시적인 조정장이 올 수 있다"며 "하지만 오히려 좋은 투자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개별 종목으로는 어떤 곳을 들여다보느냐'는 질문에 "경기 회복이 뒷받침된다면 운송ㆍ건설ㆍ기계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올해 대부분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 등을 겪었던 업종이라 내년엔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 증가율이 기대된다는 뜻이다.
그는 "다만 실적 개선에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자동차ㆍ반도체 등 기존 우량주에 대한 재평가도 염두에 둬야 할 투자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펀드는 혼합형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사장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형 펀드가 채권형 펀드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여러가지 위험 요소가 불안하다면 혼합형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는 중국, 유럽 등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경기 회복 이슈와 연동되고 국내에서 다른 나라보다 상황을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유럽은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주가에 반영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 He is…
용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외환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LG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LG그룹 기획조정실, 구조조정본부 등을 거치며 증권업계에선 특이하게 산업 경력을 쌓았다. LG투자증권 상무이사, 지원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후 2006년부터 흥국증권ㆍNH농협증권ㆍ아이엠투자증권ㆍKB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의 CEO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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