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문] ‘안녕들 하십니까’… 전국 대학가에서 울리는 ‘안부’ 인사
입력 2013-12-14 13:48  | 수정 2013-12-14 14:27
사진='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지난 10일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소속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하 수상한 시절에 ‘안녕하시냐는 안부인사입니다.

그러나 이 짧은 글에 대한 대답이 전국 대학교 게시판에 게재되고 있습니다.

많은 청춘들이 그의 대자보에 깊은 울림을 받았고, 만들어진지 며칠 되지 않은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는 6만명이 ‘좋아요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대자보는 대학생을 넘어 중고등학생, 일반 직장인들에게 알려지며 전 계층에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대자보를 붙인 학생도 안녕했으면 좋겠네요”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이런 글 보면 나도 또래지만 대단하다”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대학생들이 아직 깨어 있음을 보여줍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음은 최초의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 대자보 전문.

< 안녕들 하십니까? >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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