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맥證 주문실수로 500억 날릴판
입력 2013-12-12 17:31  | 수정 2013-12-12 21:52
올해 마지막 옵션만기일에 코스피200 옵션거래에서 대규모 주문사고가 발생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분께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 및 풋옵션 거래에서 시장가보다 가격이 훨씬 높거나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루어지는 이상거래가 대거 발생했다.
예컨대 시세가 100이라면 대략 98~102 사이에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날 이상거래는 이런 거래가격이 80이나 120처럼 시가보다 비상식적으로 높거나 낮은 가격에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이날 이상거래는 한맥투자증권에서 지수옵션거래에 주문 실수를 내면서 발생했는데, 손실 규모는 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거래소에 구제 신청을 할 경우 피해액을 일부 보전받을 수도 있지만 한맥증권은 구제신청 과정에서도 또다시 실수를 범해 구제신청 접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손실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이날 주문 실수와 관련된 한맥증권 측의 거래 건수는 총 3만6000여 건에 이르는데, 주문실수를 한 증권사에선 이 같은 거래의 피해규모가 10억원이 넘도록 다양한 기준에 따라 한데 묶어 구제신청을 해야 한다. 수만 건에 이르는 거래 건에 대해 일일이 구제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맥증권은 이날 장 마감 후 전산을 통해 여러 차례 구제신청을 했는데 첫번째 신청 건의 경우 피해액이 10억원에 미치지 못해 거절됐고, 나머지 신청에선 전산코드 등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구제신청 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문 실수를 구제받으려면 거래 당일 장 마감 후 15분 안에 해야 하는데 한맥증권은 여러 실수로 이런 기회를 놓쳤다"며 "현재로선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맥증권은 최악의 경우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올 3월 말 현재 자본금이 268억원에 불과하고, 작년 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대규모 손실을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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