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 표지판에 행선지만 10개…교통사고 위험
입력 2013-12-11 20:02  | 수정 2013-12-11 21:32
【 앵커멘트 】
내비게이션이 보편화됐지만, 복잡한 도로의 경우 직접 표지판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너무 많은 지명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 달리는 차 안에서 이거 읽고 있다간 사고나기 십상입니다.
박광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일산 시내의 한 도로입니다.

표지판 전체가 지명 정보로 빼곡합니다.

달리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원하는 지명을 찾아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해광 / 경기 고양시
- "표지판 (내용이) 너무 많아서 가끔 지나칠 때가 있어요."

고속도로나 국도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직진 세 곳, 좌회전 두 곳, 우회전 방향엔 4곳의 지명이 한꺼번에 적혀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보조 표지판까지 두 개나 붙어 있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차들이 매우 빠르게 달리는 서울 인근의 한 고속화도로입니다. 이 곳 역시 하나의 표지판에 10개 이상의 정보가 표시돼 한 눈에 파악이 매우 어렵습니다. "

교통 표지 개수가 운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상 시뮬레이터로 실험해 봤습니다.

지명이 4개일 때 표지판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8초, 하지만 지명이 10개로 늘면 판독 시간은 2배 이상 증가합니다.

시속 100km로 달린다면, 표지판을 읽는 사이 150m가 넘게 이동하는 겁니다.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정규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팀장
- "4개의 지명을 쓰는 게 적당하고 (표지판을 읽으려고) 갑자기 서행이나 정지를 하다 보면 교통문제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교통 표지 개수와 보조표지 설치에 관한 제한 규정은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단속 주체도, 처벌 규정도 없습니다.

▶ 인터뷰 : 정부 관계자
- "계도 차원에서 문제가 있고 고치는 게 좋겠다 라고는 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어렵습니다."

허술한 규정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운전자들의 불편과 위험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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