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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GG 손승락, 아내 김유성씨 생각에 눈물
입력 2013-12-11 12:10 
손승락은 10일 2013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을 수상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흘리는 남자의 눈물은 죄가 되지 않는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손승락(31)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안고 가장 먼저 아내 김유성 씨를 떠올렸다.
손승락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치열했던 투수 부문 경쟁을 뚫고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올해 투수들은 9개 부문 가운데 가장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끝까지 펼쳐진 접전 끝에 손승락이 총 투표수 323표 중 30%인 93표를 획득, 배영수(삼성) 레다메스 리즈, 류제국(이상 LG) 한현희(넥센) 크리스 세든(SK) 찰리 쉬렉(NC) 등을 제치고 골든글러브의 영광을 안았다. 이는 1993년 이순철(당시 해태 타이거즈, 32%) 이후 역대 최저 득표율이었다.
손승락의 수상은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손승락은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 돌핀스) 이후 19년 만에 구원투수로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손승락은 "골든글러브에 선발과 구원투수 부문이 나뉘어져 불펜투수들도 상 받을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손승락은 차분했지만, 시상식 중 자신의 이름이 불려 무대 위에 올랐을 때는 눈물을 글썽였다. 고마운 이들의 얼굴을 기억해내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다. 그 가운데 손승락의 아내도 있었다.
손승락은 울더라도 혼자 울지,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는다”라며 (박)용택이형이 (수상소감을 말하며) 울 때 ‘왜 울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용택이형이 왜 울었는지 알 것 같다. 눈물 참느라 혼났다”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수상 소감을 이야기할 때 2006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기억, 재활로 보낸 2007년, 경찰청에서 보낸 2년이 떠올랐다고 한다. 안구에 눈물을 한가득 채운 손승락은 팔꿈치 수술을 했을 때 아내가 내 수발을 들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군입대 전 손승락은 당시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언론인의 꿈을 키우던 아내 김유성 씨에게 군대와 야구를 병행해야 하기에 부담스럽다. 책임감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라며 만약 계속 (언론고시 준비를) 한다면 헤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모진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이 걸려 손승락은 아내 김유성 씨에게 미안해했다. 그런데 김유성 씨는 자신의 꿈 대신 남편 손승락을 택해 내조하기 시작했다. 손승락은 군대에 있으면서 아내와 제대 후 타이틀도 달성하고 골든글러브도 받자고 했다. 내 자신감을 키워준 아내의 말은 전부 이뤄지고 있다. 새로우면서도 놀랍고 신기하다”라며 고마워했다.
손승락은 자신의 첫 골든글러브를 아내 김유성 씨에게 바쳤다. 그리고 내년 시즌 한 층 더 강해진 모습으로 마운드에 설 것을 다짐했다. 손승락은 "아내가 나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해서 항상 미안하다. 또 나를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줘 고맙다. 앞으로 팬들에게는 더 잘 하는 선수로, 아내에게는 훌륭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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