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랜드, 대성산업 디큐브백화점 인수하나
입력 2013-12-10 17:28  | 수정 2013-12-11 06:16
대성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디큐브신도림백화점, 디큐브거제백화점을 NC백화점을 운영 중인 이랜드리테일이 인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가 1년 가까이 신규 출점을 못하는 사이 다른 백화점 점포를 잇달아 인수 또는 임차하면서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올해만 해도 현대백화점 광주송원점(임차ㆍ현 NC백화점 광주점), 갤러리아 대전동백점(인수)에 이어 세 번째다.
대성산업은 호텔에 이어 백화점과 보유 토지 등을 처분하는 등 잇따른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경남 거제시의 디큐브거제백화점을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에 팔기 위한 협상을 몇달 전부터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대금은 600억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디큐브거제백화점은 2006년 11월 개장한 오션백화점을 대성산업이 2008년 인수한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서울 신도림의 디큐브백화점 인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점포의 가치를 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지난해 말부터 신도림 디큐브시티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안다"며 "협상이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내년 초에 대성산업이 재매각에 나선다면 이랜드가 유력 후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성산업 측은 디큐브백화점에 대해 이랜드 측과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거제백화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디큐브신도림백화점의 경우 운영 권한을 가진 채 유동화하는 방식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백화점 입주 업체들의 입장도 감안해야 하고, 채권단과는 재무구조개선을 2015년까지 약속한 만큼 당장 매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랜드가 디큐브거제백화점 인수에 성공하면 리모델링을 거쳐 NC백화점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 동백점과 현대백화점 광주송원점이 모두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이랜드리테일이 최근 점포를 확장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랜드는 2010년 6월 서울 문정동에 NC백화점 1호점을 낸 지 3년 만에 점포 수를 12개(갤러리아 대전동백점 포함)로 늘렸다. 대구에 있는 동아백화점 3개 점포를 합하면 이랜드가 거느린 백화점 점포는 모두 15개가 된다.
디큐브거제백화점과 디큐브신도림백화점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점포 수는 17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점포 수로는 현대백화점(13개), 신세계백화점(10개)을 뛰어넘는다. 유통 부문 매출도 2009년 2조524억원에서 지난해 3조8097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점포 중 영업이 부진한 곳을 인수 또는 임차해 중저가 콘셉트로 전환시키는 것이 이랜드의 '이삭줍기' 전략"이라며 "지금까지의 성과도 매우 좋은 것으로 외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산업도 2개의 디큐브백화점이 팔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1조5100억원 정도의 부채를 가진 대성산업은 2014년에 백화점 매각을 포함해 모두 1조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디큐브시티 오피스ㆍ호텔과 주유소 용지 등은 이미 매각했다.
이번 디큐브거제백화점 매각대금은 정책금융공사에서 빌린 차입금(2600억원) 중 일부를 갚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대성산업은 경기도 용인 기흥구의 토지(4000억원 상당)를 비롯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동우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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