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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미완의 대기`에서 `최고 타자`까지
입력 2013-12-10 12:40 
박병호는 10일 지난해 대비 127.3% 인상된 5억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에 박병호(27 넥센 히어로즈)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했던 길을 걸어오지 못했다. 만년 유망주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되기까지 박병호는 수많은 고비와 시련을 이겨내 최고의 타자가 됐다.
박병호는 10일 목동구장 내 구단 사무실에서 지난 시즌 연봉 2억2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127.3%) 인상된 5억에 2014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처음부터 국민거포였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성남고 시절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던 박병호는 2005시즌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연봉 2000만원이던 박병호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2006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중심타자로서 활약하며 2008년 퓨처스리그(당시 2군리그)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그해 11월 제대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해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만년 유망주란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2011년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몇 시간 남기지 않고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넥센으로의 트레이드는 박병호 야구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2011년 LG에서 15경기에 나와 타율 1할2푼5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넥센으로 이적 후 그해 51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12홈런 28타점을 올리며 서서히 날개를 폈다.
넥센에서의 박병호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LG에서의 4시즌 동안 288경기에 출전해 1할9푼 25홈런 84타점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넥센에 와서 맹타를 휘두르며 아치를 그리기 시작했다. 넥센에서 보낸 지난 3시즌에서 312경기에 나온 박병호는 타율 2할9푼7리 출루율 4할6리 장타율 5할7푼3리로 80홈런 250타점 195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2시즌과 2013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각각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과 4관왕(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을 차지했다.
박병호가 걸어온 야구인생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박병호는 2012년 넥센 소속 선수로서 첫 정규시즌 MVP의 영예를 안았고 데뷔 첫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을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로 성장했다. 올해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MVP를 싹쓸이하며 10일 열리는 골든글러브에서 강력한 1루수 부문 수상자로 꼽히고 있다.
계약 후 박병호는 구단이 생각하는 중심타자에 대한 배려와 기대를 잊지 않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년 외국인 타자와의 홈런 경쟁이 예상된다. 배울 건 배우면서 경쟁하겠다. 무엇보다 내년 시즌 가장 큰 목표는 우승”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병호의 성장세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근성으로 이뤄낸 결과를 이뤄낸 인생 드라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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