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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의 핀포인트] 프로야구 12월, 개념을 완전히 바꿔라
입력 2013-12-10 06:22  | 수정 2013-12-10 09:06
휴식과 시상식의 계절로 여겨지는 프로야구 12월의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완전한 휴식, 혹은 시상식, 결혼식 등의 경조사 시즌 정도로 여겨지는 프로야구 12월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 최근 프로야구 공식 휴식기간인 12월동안 해외 전지훈련 등을 통해 자율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하지만 1년 내내 바쁜 야구선수들에게 유일한 휴식기간인 12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에 대해서는 야구계에서도 여러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월 훈련에 대해서 혹사로 보는 시선 혹은 철저한 준비로 인식하는 서로 다른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프로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12월을 완전한 휴식 기간이 아닌, 1년을 돌아볼 수 있는 유일한 한 달인 동시에 완벽한 스프링캠프를 위한 준비 기간으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 12월은 엄연한 휴식월이다. 특히 한 시즌 동안 공을 던진 투수들은 체력적인 면에서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야수들과 투수들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특히 투수들에게 완전한 휴식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수들은 쉬었다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야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투수의 경우에는 12월에도 자신의 몸 컨디션에 맞는 체계적이면서도 꾸준한 훈련을 해줄 필요가 있다. 최근 각 구단은 개별적으로 몸 상태에 대해 체계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 각 팀의 트레이닝 코치들에게 상의해 자신의 현재 부족한 점에 대한 정보와 훈련에 관한 스케쥴을 받아서 보강을 할 수도 있다. 여기서 개인의 프로 정신이 필요하다. 공을 안 던지더라도 12월 꾸준히 근력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은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비를 들여 해외훈련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은 소수다. 하지만 반드시 기후가 따뜻한 야외에서만 훈련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체계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한 웨이트트레이닝과 기초 훈련에 더해서 수영같은 운동을 통해서 한국서도 효과적으로 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영은 공을 던지는데 사용했던 근육들을 이완시켜주면서도 내적으로 더욱 강하게 몸을 단련할 수 있다. 부상 회복훈련을 하는 투수들이 가볍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수영을 병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유형은 특히 투수가 공을 던지는 스윙과 비슷하고, 평소에 안쓰던 근육까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겨울 운동으로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한국은 스프링캠프 초반 일주일에서 2주정도 훈련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경향이 아직 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는 체력 훈련을 하는 곳이 아니라 한 시즌 동안 부족했던 기술적인 면을 채우고, 다음 시즌을 위한 모든 사전 준비를 마쳐야 하는 곳이다. 3분의 1정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본격적인 훈련이 아닌 훈련을 위한 사전준비에 매달리는 것은 시간 낭비다. 프로라면 이미 스프링캠프에 자신의 몸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서 오는 것이 맞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한국에 비해서 단체 스프링캠프 기간은 오히려 짧지만 미리 개인 훈련을 시작해서 훈련의 집중도는 더 높다. 개인 능력치에 따라서 준비가 다른데 로스터에 합류가 불안한 선수의 경우에는 4주간 입소 캠프를 통해 자기의 부족분을 미리 채워오는 경우가 있다. 투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준비를 철저히 하는데 빅리그서 활약하는 A급 투수들의 경우에는 야수들에 비해서 열흘에서 2주까지 미리 스프링캠프에 들어가서 웨이트트레이닝, 캐치볼, 런닝을 병행하며 공을 던질 수 있는 근육을 만든다.

육체적인 훈련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12월은 지나간 한 해의 모든 자신의 모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 찾고 연구해서 보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요즘은 1년 동안의 자신의 데이터를 상세히 구단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시합을 꾸준히 치러야하는 시즌 중에는 하기 어려운 분석. 12월 한달간의 시간을 통해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결국 절대적인 휴식의 개념보다, 해당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다. 그간 소흘했던 가족, 친구, 지인들과의 만남과 정서적인 안정도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적은량이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핵심인 셈. 야수들의 경우도 투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12월을 보내느냐에 따라서 다음 시즌, 나아가서 선수 생활을 얼마나 더 오랫동안 연장할 수 있는지가 확연하게 갈릴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휴식의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통한 힐링과 철저한 분석을 통한 리바운딩, 도약을 위한 준비가 야구 선수가 맞이하는 12월의 진짜 모습이 돼야 한다.
[전 삼성·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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