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인터뷰] 오만석 “욕 많이 먹어도…‘왕가네 식구들’ 하길 잘했다”
입력 2013-12-09 10:40 
[MBN스타 남우정 기자] 욕은 많이 먹지만 하길 정말 잘했어요.”

여기 욕 먹어야 사는 남자가 있다. 그의 악행이 깊어질수록 시청률도 오른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이는 다름 아닌 ‘왕가네 식구들의 오만석이다.

현재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 오만석은 백수 시절엔 철이 들지 않아 아내 왕호박(이태란 분)의 속을 썩이더니 취직 후엔 은미란(김윤경 분)과 불륜을 저지르는 뻔뻔한 남편 허세달 역으로 열연 중이다.

오만석은 최근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욕 많이 먹지 않느냐”는 질문에 밖에서 촬영을 하고 있으며 아주머니들이 와서 ‘호박이한테 좀 잘해줘라고 하신다. 그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 그래도 ‘미쳐버리겠네 연발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인기를 실감한다”며 웃었다.

사진=드림이앤엠
‘왕가네 식구들의 허세달은 그동안 오만석이 브라운관에서 연기해왔던 캐릭터와는 많이 달랐다. 여느 캐릭터보다 코믹했고 극단적인 성격이었다. 이에 오만석은 이런 류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도전했다. 망설이진 않았다. 드라마에선 그동안 진중한 역할을 많이 한 것 같아 천방지축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예상보단 쫌 많이 가긴 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욕은 많이 먹지만 하길 잘했다”고 밝혔다.


배우가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설득시키려면 본인부터 그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허세달은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 캐릭터기에 오만석은 스스로 당위성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그래서 대본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대본을 통해 문영남 작가님이 그려내는 허세달에 접근하려 노력했다. 애드리브가 거의 없고 대본에 행동도 지문으로 자세히 나와있다. 유행어가 된 ‘미쳐버리겠네도 대본에 있던 거다. 한 번은 상황에 맞게 제가 ‘미리미리 미쳐버리겠네로 바꾼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작가님이 대본에 바꿔주신 적도 있다.”

하루 용돈 3,000원을 받으며 생활하던 백수 허세달은 호텔 상속자인 은미란과 만난 후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돈 때문에 그 동안 자신을 부양했던 아내 왕호박은 물론 자식들까지 내버린 상황이다. 대놓고 나쁜 놈인 허세달을 오만석은 허세달이기 때문에 이해한다고 했다. 실제 본인이라면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전 돈 때문에 고민을 한 적이 없다. 중3때 처음 돈을 벌어봤다. 고등학교 땐 공사장에서, 주말에는 가락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동네 목욕탕 보수공사 하는 곳에 가서 허드렛일을 도왔고 시장에선 양배추를 다듬어서 공장에 보내고 포장하는 일을 2~3년 정도 했다. 군대 다녀와서는 학원 강사도 해봤고 공연장에서 무대 감독, 조명 일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사진=드림이앤엠
호박이에게 좋은 남편도 아니지만 신통, 방통 아이들에게도 좋은 아빠가 아니다. 지방 출장을 간다는 거짓말을 한 후 은미란의 집으로 들어갔다. 아이들과 관련된 일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실제 12살 딸아이의 아빠기도 한 오만석은 실제론 좋은 아빠인 것 같냐?”는 질문에 그건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딸이 모니터를 해준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기도 하고 뮤지컬 ‘헤드윅을 비롯해 여러 장르의 공연을 워낙 많이 봐서 아빠가 연기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잡혀 있다. 작품 보는 눈이 높다. 대사를 맞춰주면서 제 연기에 살짝 코멘트를 한 적도 있다”며 자랑을 쏟아냈다.

공연계에서 알아주는 스타였던 오만석은 2003년 브라운관으로 눈을 돌렸고 그 후 ‘신돈, ‘포도밭 그 사나이, ‘왕과 나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후에도 오만석은 꾸준히 무대에 올랐고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뮤지컬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무대와 브라운관 둘 다 장단점이 있다. 공연을 할 땐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게 좋지만 많은 분들이 즐길 순 없으니 아쉽다. 드라마를 할 땐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다. 서로 많은 도움이 된다. 드라마를 하면서 순간 집중력이 늘었고 무대에선 그 순간을 이겨내야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순발력과 긴 호흡으로 끌고 나가는 지구력에 도움이 된다.”

사진=MBN스타 DB
무대 위 오만석의 모습은 내년 2월 ‘왕가네 식구들이 종영한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듯 보인다.현재는 드라마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공연은 스톱한 상태인 오만석은 아마 무대로 돌아간다면 내년 하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 섭외가 오기도 하지만 지금은 아예 생각을 안하고 싶다”며 ‘왕가네 식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배우, 영화배우, 뮤지컬 감독, 아빠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는 오만석. 공연, 영화, 드라마,예능 등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일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묻자 오만석은 단순하지만 명쾌한 답을 내놨다. 앞으로 그가 펼칠 연기에 대한 지향점이 엿보였다.

재미있게 노는 걸 좋아하다. 일 할 때도 잘하려고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즐기면서 할 때가더 잘 되는 것 같다. 시청률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떻게 작업을 하고 즐겁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전 지금 이 순간도 만족하고 행복하다. 지금도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살고 있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처럼 일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