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발매한 ‘폴링 인 러브, ‘두 유 러브 미에 이어 세 번째 싱글 ‘그리워해요로 돌아온 2NE1은 이번에도 역시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퍼포먼스 無 오직 노래만으로 담백하다 못해 심플하게 돌아온 것. 통통 튀는 기존 스타일을 벗어나 한층 성숙해진 이미지 역시 오히려 강렬함을 준다.
한 마디로 ‘서정적인 컴백에 대한 당사자들의 생각은 확고했다. 저희가 사실 빠르고 랩이 강한 힙합 곡들을 많이 해왔지만 ‘아파나 ‘론리 같은 곡도 했잖아요. 이렇게 노래로 한 곡을 다 채울 수 있다는 점도 2NE1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씨엘)
모니터를 하다 기분 좋은 댓글을 봤어요. 항상 신나는 곡만 하다가 가만히 서서 노래만 했을 때 어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아파, ‘론리의 라인을 잇는 기분 좋은 곡이라 기분이 좋습니다.”(산다라박)
씨엘은 ‘그리워해요에 대해 어떤 곡들보다 더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많은 곡들 가운데 한 곡을 꼽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워해요가 애틋한 건, 감정이입이 특별히 잘 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리워해요는 사랑 노래고 표면적으로는 남녀관계에 대한 노래지만 친구, 가족 여러 가지 사랑을 비춰볼 수 있는 내용이에요. 녹음 하면서 이번에는 서로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멤버들 그리고 우리를 위해 노력해주시는 스태프들 그리고 팬 여러분들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만약에 마지막 무대를 한다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불렀어요.”(씨엘)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마지막을 상상하며 녹음했기 때문일까. 2NE1은 녹음 중 하염없이 울었다고. 가사가 슬펐어요. 왠지 졸업식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죠. 멤버들을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추억을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박봄)
산다라박은 ‘나의 젊은 날의 사랑이 끝이 나네요라는 가사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 덧붙였다. 박봄은 실제로 울면서 불렀는데 프로듀서 테디 오빠가 많이 놀라셨다”고 녹음 당시 모습을 떠올렸다.
감정이 풍부하게 담겼기 때문일까. 이번에도 역시 2NE1은 대중과 소통에 성공했다. 음원 차트 1위는 물론이거니와 지상파, 케이블 채널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때 아이돌 그룹의 수명이 5년을 넘지 못한다는 정설도 있었지만 데뷔 6년차 걸그룹의 현 주소는 이를 보란 듯이 깨부쉈고, 꽤나 위풍당당하다.
이번 노래를 사실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동안 많은 시도를 해온 만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죠. 이번에는 감정 몰입, 가사에 충실하고자 하는 점에 가장 신경썼죠.”(씨엘)
‘아이 러브 유 이후 1년 만에 컴백한 2NE1이 5개월 만에 3곡을 성공시키기까지의 행보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비단 올 가을~겨울의 행보뿐 아니라 불과 4년 여 사이에 월드투어를 성공시킬 정도로 풍성한 레퍼토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철저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땀과 눈물이 어우러진 성과다.
사실 특정 곡으로 활동할 때 다음 곡을 준비하며 쉴 틈 없이 노래를 해왔어요. 곡을 완벽하게 흡수할 시간 없이 해 와서 아쉬운 점도 솔직히 있었죠. 한 곡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그 서너 배를 해야 하니까 몸도 힘들지만 아이디어 고갈에 부딪쳐 힘들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한 일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일이었구나 싶어요.”
데뷔 6년차 그룹이 됐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내에도 후배들이 많이 생긴 현재, 데뷔 초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무엇이 있을까.
후배들이 많이 생긴 것 외에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는 씨엘의 담백한 대답에도 불구,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성장이다.
보컬적인 면에서 우리 모두 분명 달라졌다”는 박봄의 당당한 자평에 멤버들 모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에선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이들이기에 자신감 넘치는 부연 언급은 들을 수 없었지만 담담한 표정 속에 담긴 자신감은 어쩐지 흐뭇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