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정완진의 The CEO] 피자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우푸드다?! (주)알볼로F&C 이재욱 대표의 차별화 경영
입력 2013-12-06 15:01 

직접 요리하는 수제피자로 연 매출 350억 원을 벌고 있는 CEO가 있습니다. 바로 (주)알볼로F&C의 이재욱 대표입니다. 6평짜리 작은 매장에서 시작해 현재는 110개의 가맹점을 낸 그. 건강한 피자를 지향하며 10여년의 세월을 오로지 피자에만 몰두하고 있는 젊은 열정을 가진 이재욱 대표.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The CEO에서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Q. 대학 시절을 회상해 보신다면?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조리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되었는데 처음에 음식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이론 공부를 하는 것 마저 즐거웠습니다. 또 제 대학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아르바이트였습니다. 대학교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주로 전공을 살려 패밀리레스토랑 주방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일을 하며 실무를 익히는 즉, 현장 경험을 미리 할 수 있고 용돈도 벌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학교생활도,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하니 교수님도 저를 좋게 보셨는지 ‘태원식품이라는 회사에 추천을 해주셔서 첫 사회 생활을 그곳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첫 사회생활, 어떠셨나요?
패스트푸드에 들어가는 각종 식재료를 연구하고 납품하는 회사였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피자 도우를 만드는 부서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피자가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던 때라 도우 부서에 발령을 받은 것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다른 사원들과 차별화를 했습니다. 다른 사원들은 대부분이 식품공학과를 나와 음식을 ‘연구했다면 저는 조리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음식을 직접 만드는 것에 더 강했습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저는 직접 도우를 만들어보고 도우 공장까지 가 현장을 경험하는 등 다른 직원들과는 남다른 노력을 했고 덕분에 실력은 일취월장 해갔습니다. 그러면서 계장의 자리에까지 앉게 되었고요.


Q. 젊은 나이에 창업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시다면?
그렇게 회사를 다니면서 피자와 도우에 대한 애정이 깊어갈 때 쯤, 도우의 빠른 발효와 좋은 식감 등을 위해 각종 첨가제나 개량제를 넣는다는 것에 문득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피자는 패스트푸드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이런 첨가제나 개량제가 들어가니 더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피자를 만들 수는 없을까 생각하던 중 도우를 자연으로 발효시키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한 번 들기 시작하니 자연발효 도우에 대한 갈증이 커졌고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습니다. 그렇게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제가 만들어 보고 싶은, 자연발효 도우와 건강한 피자를 만들어 보기로 하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Q. 창업 준비, 순조로우셨나요?
먼저 타 브랜드 피자 회사에서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던 동생과 ‘건강한 피자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전세자금 2500만 원으로 기존에 피자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곳에 매장을 차렸습니다. 덕분에 피자 기계 등을 중고로 싸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6평짜리 작은 매장에서 창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자연 발효 도우를 만들어 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건강한 피자를 만들기 위해 좋은 식재료들로 다양한 메뉴 개발도 했습니다. 그리고 도우처럼 또 차별화 한 것이 바로 ‘수제피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피자 가게들이 대부분 이미 만들어져 있는 매뉴얼대로 피자를 만든다면 저희는 소스나 피클을 끓이고 볶아 직접 요리해서 만들어내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수제피자, 건강한 피자라는 콘셉트에 ‘피자알볼로라는 가게 이름을 짓고 2005년 가게를 열게 되었습니다.


Q. 처음 창업, 시행착오는 없으셨나요?
물론 있었습니다. 사실 회사 경영이나 사업에 관해서는 거의 몰랐던 저였고 그저 피자를 맛있게, 건강하게 만들어 판다는 것에 온 관심이 쏠려있었습니다. 그랬기에 피자를 맛있게 만들기만 하면 손님이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창업을 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손님은 뚝 끊겼습니다. 하루에 피자 10판이 채 팔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피자의 맛에도 문제가 없었고 서비스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문제는 바로 ‘홍보였습니다. 맛이 있어도 우리 피자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하면 당연히 장사가 안 되지 않습니까?. 홍보에 대해 아예 간과한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홍보 전단지를 제작했습니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전단지에 저와 동생의 얼굴을 넣었고 근처 아파트 단지부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까지 전단지를 나눠주었습니다.


Q. 효과가 있었나요?
매일같이 나타나 전단지를 나눠주는 저를 보시고는 ‘젊은 사람이 열심히 산다.며 격려해주고 피자를 시켜주는 분들이 하나, 둘 씩 생겼습니다. 그렇게 피자 맛을 보시게 되고 그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홍보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했습니다. 하루에 10판도 팔리지 않던 피자가 홍보 후 하루에 50판 정도가 팔리더군요. 그런데 이 입소문이 여기서 멈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유명 요리 프로그램 PD의 귀에도 저희 가게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방송 출연 제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저와 동생이 만든 피자에 대해 자부심이 있었기에 방송 출연 제안을 승낙했고 전국으로 저의 피자가 알려졌습니다.


Q. 그 파장은 어느 정도였나요?
전국에서 피자 맛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심지어 가게 앞은 줄을 선 사람들로 차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일대가 마비가 됐습니다. 하루에 피자가 무려 300판 정도가 팔려나갔습니다. 6평에서 10평으로 가게의 규모를 넓히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기저기서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사업을 좀 더 안정시키고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려고 했었지만 아는 지인 분들께서 프랜차이즈를 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통에 결국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저 가맹 비를 조금 받고 피자를 만드는 방법을 모두 전수했죠. 그렇게 2년 정도가 지나자 15개 정도의 가맹점이 생겨났습니다.


Q. 호사다마라고 했습니다. 위기는 없으셨나요?
프랜차이즈를 내 준 것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프랜차이즈를 내주다보니 가맹 점주들로부터 조금씩 원성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심지어 15개의 가맹 점주들이 의기투합해 저의 매장으로 찾아와 ‘가맹 비를 받고 해준 게 뭐가 있냐.는 식으로 따지셨죠. 피자를 만드는 방법을 모두 전수 받고 나니 저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당시 제가 어린 나이었고 이런 상황이 정말 큰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더 이상 가게 운영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동생이 저의 큰 힘이 되주었습니다. 이왕 시작한 프랜차이즈 사업, 체계화와 시스템화를 시켜 꼭 성공 시키자고 저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Q. 위기 극복은 어떻게 하셨나요?
프랜차이즈에 대해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랜차이즈 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했고 프랜차이즈 전문가를 만나는 등 수없는 노력을 했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 보니 제가 정말 경영에 대해서 많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경영과 시스템에 대한 것을 익힌 뒤 먼저 자연 발효 도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선택해 도우를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OEM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그 후 가맹 점주들을 철저히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장을 만들고 2주 동안 가맹 점주들 교육을 시켰습니다. 가맹 점주를 뽑는 것 또한 저만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요리하는 수제피자의 콘셉트인 만큼 ‘요리를 즐겨하는 사람이 1순위였습니다. 이렇게 체계화를 시키고 가맹 점주를 모집했고 가맹 점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해 현재는 110호점까지 생겨났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저의 꿈은 크고 화려한 피자 가게가 아닙니다. 물론 크고 화려한 피자 가게도 좋지만 저는 한국 토종 피자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즉, 한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맛이 좋은 피자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가장 오래된 피자 가게를 만들려면 제가 지금을 잘 유지 시키는 방법뿐인데요. 저는 앞으로가 자신 있으니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피자 가게의 꿈을 이루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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