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입김세진 채권단…한진해운 영구채 물거품
입력 2013-12-05 17:16  | 수정 2013-12-05 19:34
기업들 부실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금융권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 금융권으로까지 부실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한계기업들 지원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당장 1년 이상 진통을 겪어온 한진해운 영구채 발행이 일부 채권단이 지급보증을 반대하면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일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보다는 신디케이트론과 같은 다른 방법을 알아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 시 유로머니를 조달해야 하는데 12월이 되면서 사실상 연내에 절차를 마무리할 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그동안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4억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해왔다. 산업은행 등은 다른 시중은행들 참여를 전제로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지급보증에 끝까지 반대하면서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로 인해 산은은 우리은행, 농협은행과 공동으로 한진해운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신디케이트론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 규모는 약 3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쉽지는 않아 보인다. 농협 측에서 한진해운의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 있어야 대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디케이트론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한진해운 재무구조 개선은 어렵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부채비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신디케이트론을 받는다면 현재 800%가 넘는 부채비율은 더 올라가게 된다.
성동조선의 1조6200억원 대규모 출자전환 방안도 일부 채권단 반대로 차질이 예상된다. 최근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 결과가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며 우리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에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실사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해보고 출자전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부실에 대한 경영진 책임도 강조하는 분위기다. 최근 우리은행을 비롯한 쌍용건설 채권단은 경영 악화를 초래한 김석준 회장에 대해 해임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이날 법원이 남양주 화도 사업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원리금을 받지 못한 군인공제회의 쌍용건설 관급공사 현장 7곳에 대한 채권 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이자 채권단 측은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쌍용건설은 법정관리 체제로 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여기에 산업은행 등 STX중공업 채권단은 2012년 군인공제회에 연대보증을 제공해 550억원 추가 손실을 초래한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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