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그룹 女풍, 이서현 아닌 이사람이…
입력 2013-12-05 15:13 

이번 삼성 임원 인사에서 두드러진 사항은 바로 '女풍'이다. 지난 2일 실시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오너 일가 중에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부사장만이 사장으로 승진하더니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인력의 약진이 단연 두드러진다.
올해 신규로 임원이 된 여부장은 총 14명이다. 이 중 12명이 삼성전자 소속이며 삼성카드가 1명, 삼성에버랜드가 1명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기존 임원인 이인재 상무(사진)가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박주혜 부장이 상무를 달아 여풍이 두드러졌다.
총 임원 승진자 15명 중 60%인 9명은 발탁 승진이다. 삼성의 부장 연한은 4년이다. 정식대로라면 4년을 채워야 임원 승진 대상이 되지만 60%가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조기 승진한 것이다. 능력만 있다면 성별, 연차를 불문한다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다.
특히 이번 여성 승진자 중 4명은 삼성의 재탄생이라고 볼 수 있는 신경영 출범 초기 1992년부터 1994년까지 기간 중 대졸 공채로 입사한 인력으로 본격적인 여성 공채 임원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진자들의 분야도 다양하다. 전무로 승진한 이인재 삼성카드 상무는 루슨트 출신의 IT 시스템 전문가다. 부장 2년차에 발탁된 장세영 삼성전자 상무는 무선 하드웨어 전문가로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배터리 수명향상 설계를 주도했다. 역시 2년 발탁자인 최윤희 삼성전자 상무는 TV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부장 1년차에 발탁된 김희선 삼성전자 부장은 휴대폰 마케팅 전문가이며 역시 같은 연차에 발탁된 양정원 상무는 TV 마케팅 전문가다. 연경희 삼성전자 상무는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주재원 출신 마케팅 전문가로 뉴질랜드 지점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이영순 삼성전자 상무는 인사 전문가이며 안수진 삼성전자 상무와 양항자 삼성전자 상무는 메모리 관련 전문 인력이다.
김유리 삼성전자 상무는 변리사와 미국 변호사 자격을 겸비한 특허 전문가로 전사 특허 프로세스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명주 삼성전자 상무는 생활가전 마케팅 전문가로 동남아시장 매출 확대에 공을 세웠다.
송현주 삼성전자 상무는 김연아 에어콘을 만들어낸 디자인 전문가다. 김수진 삼성전자 상무는 언론인 출신의 국제변호사로 국내외 TV 사업관련 법률분쟁 해소를 주도했다.
박주혜 삼성카드 상무는 IBM, 딜로이트, AT커니 출신의 IT컨설팅 전문가로 삼성카드 내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이끌었으며 이은미 삼성에버랜드 상무는 남성복 패션 디자인 전문가로 갤럭시/로가디스/엠비오 등 남성복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확립했다.
삼성측은 "여성 인력에 대한 사상 최대 승진 인사를 단행해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강화했다"며 "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른 전략적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전했다.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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