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기만 했던 과거 악역, 그러나 지금은 매력만점?

[MBN스타 여수정 기자] ‘실종(2008년) 문성근, ‘추격자(2008년) 하정우, ‘악마를 보았다(2010년) 최민식처럼 과거 악역들은 그저 카리스마 넘치고 무섭기만 했다. 그러나 ‘더 파이브 온주완, ‘사이비 권해효, ‘변호인 곽도원 등 악역임에는 틀림없지만 결코 미워만 할 수 없는 매력만점 인물이 스크린에 등장,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고 있다.

데뷔 10년차 배우 온주완은 ‘더 파이브에서 은아(김선아)의 행복을 순식간에 빼앗아 버린 살인마 재욱 역을 맡았다. 그는 훤칠한 키와 시크한 외모로 등장부터 여성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는 살인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는 인물 재욱 역을 너무도 완벽하게 연기하며 오싹함을 안겼고 광기와 분노, 체념 등 다채로운 감정을 자유자재로 연기하며 ‘더 파이브를 통해 재발견된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자신의 매력으로 여성들을 유혹해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이중적인 모습은 스릴 그 자체다.

또한 김선아를 도와주는 4명의 조력자와 대결 중에도 끝까지 여유를 잃지 않아 더욱 큰 살벌함을 선보였다. 그는 재욱 역을 위해 오디션까지 감행하며 배역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권해효 역시 ‘사이비에서 데뷔 이래 첫 악역 최경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첫 악역 연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그의 연기는 완벽했고 친숙하고 친절했던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 말 그대로 파격변신에 성공함 셈이다. 얼굴 출연이 아닌 목소리 연기였기에 악역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최대의 관심사였지만, 연기파 권해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선한 눈매로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다가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금세 버럭, 분노하며 신선하지만 오싹한 반전을 알렸다. 그의 완벽한 표현력과 연기력 덕분에 얼굴이 나오지 않음에도 몰입도는 단연 최고였으며 극이 중심이 잡히기까지 했다.

이에 권해효는 솔직히 최경석은 나쁜 놈이다. 그러나 ‘사이비 속에서 오직 그만 악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최경석 역시 누군가에게 당해 ‘이 세상 멍청한 놈이 당하는 거지, 이제 난 안 당해 라는 마음으로 살아온 인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배역이 지닌 아픔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첫 악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도 연신 부끄러워하며 겸손함을 보여 ‘사이비 속 강력한 악인 최경석을 연기하는 사람이 맞나 의심이 들었다.

임시완 팬들이 자신을 미워할지도 모르겠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 곽도원은 ‘변호인에서 고문담당이자 절대악인 차동영 역을 맡았다. 그동안 맛깔나게 악역을 선보였던 바 있기에 그가 연기할 차동영을 향한 관심을 뜨겁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곽도원은 ‘변호인 속에서 인간미는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악함만을 지녔다. 고문으로 점점 말라가는 진우(임시완 분)를 본체만체하며 원하는 답을 위해 강도 높은 고문을 시작하는 것은 물론 가볍게 상대를 때리는 장면도 결코 가볍지 않다.

사진=포스터

맡은 배역을 너무도 잘 소화했기에 ‘변호인에서 그는 밉상아닌 밉상이다. 그러나 송 변호사(송강호 분)의 발언에 잠시 눈빛이 흔들리며 베일에 쌓인 진실을 고백할듯말 듯 밀고 당기기를 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만든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