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李기자의 소비자 이기자] 서울 음식점 ‘한우’ 표시, 믿어도 될까
입력 2013-12-04 16:25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으로 소비자들이 광우병 등을 걱정하며 한차례 홍역을 치른바 있지만, 이제 어디에서나 수입산 쇠고기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맛과 안전성을 이유로 ‘한우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악용해 가격이나 원산지 표시를 속여 파는 음식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정부와 시민 단체 측에서도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못 믿을 한우 판매 음식점들과 서울 시내 68개 한우 판매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그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내 음식점 중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광고하는 일반·정육 음식점, 무한리필 한우 음식점과 소셜커머스에 등록된 음식점 등 총 68개점에서 판매하는 한우를 대상으로 했다.

68개점 133개 한우를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원산지 표시와 100g당 가격표시 실태를 조사한 것으로, 그 결과 서울시내 68개 한우판매 음식점 중 62%에 해당하는 42개 음식점이 원산지 및 가격표시를 준수하지 않고 있어 관계기관의 단속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육우 등으로 축종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거나, 아예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음식점은 총 11개(16%)로 조사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11개 음식점 중 1개점이 수입산 쇠고기를 국내산 한우로 허위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음식점에서는 꽃갈비살을 국내산 한우로 표시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유전자시험 결과 비한우로 판명된 것.
이곳에서 판매한 2개 제품에 표시된 개체식별번호도 거짓 표시로 드러났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법적인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음식점에서 매일 판매되는 쇠고기를 모두 검사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판매점의 양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13년 1월 1일부터 식육을 독립된 메뉴로 제공하는 모든 음식점은 100g당 가격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54%(37개) 음식점이 이를 준수하지 않아 소비자 정보 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이 가격표시제도를 위반하면 1차(시정명령)-2차(영업정지 7일)-3차(영업정지 15일)의 순서로 점점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되지만, 매번 단속하기 어려워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식물미생물팀 홍준배 차장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확보하고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에서 올바른 표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며 음식점에서는 게시판과 메뉴판에 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현재 정육점에서 시행하는 도축증명서 및 개체식별번호 등의 정보 음식점에도 제공해 쇠고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신뢰를 구축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