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뉴스공감]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장성택 실각은…"
입력 2013-12-04 15:55  | 수정 2013-12-04 17:43

▶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실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북한 내부의 정권 영향과 앞으로의 남북 관계를 점검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북한 김일성대학을 다니셨던, 러시아의 북한통으로 잘 알려진 분이시죠.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 장성택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는 장성택 실각이 사실인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최근 경향을 보고 북한 정권의 내부 논리를 감안하면 장성택과 같은 사람은 정치적으로 생존하기가 너무 어려운 사람입니다.

▶ 장성택이 북한 내부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이유가 뭐죠?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는 후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사실상 리영호, 김경희, 장성택이 3인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견인 3인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세계 역사를 보면 후견인은 너무 위험한 직업입니다. 원래 후견인의 통제와 도움을 많이 받던 젊은 군주는 나이가 많아지고 경험이 많아지면서 원래 통치했던 인물을 싫어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부심이 많아지고 특히 절대 군주제이니까 후견인에 대한 적대감까지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리가 좋은 후견인이 제일 처음에 알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퇴직할 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 물러서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절대 군주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전례가 아주 많습니다. 이것이 첫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리영호가 없어지고 숙청을 당했고 지금 장성택도 없어지고 김경희는 확실히는 모르지만 와병 상태라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김정은 정부와 지도 계층을 보면 거의 다 김정일 시대 원로 간부들입니다. 나이가 아주 많은 사람들. 김정은은 30살이니까 30대인데 그들은 60세, 70세입니다. 밑의 사람의 나이가 더 많으면 어느 회사라도 경영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또 그들의 옛날 사고방식, 옛날 가치관, 정치에 대한 옛날 이념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김정은이 새로운 정치를 시행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을 대치해야 합니다.

▶ 후견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장성택이 최대 조력자에서 최대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에 김정은이 숙청했다?

-맞아요. 의문 두 가지. 하나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을 경우에도 후견인은 거의 불가피하게 젊은 군주가 싫어할 사람입니다. 역사적으로 천년 이천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두 번째로 지금 북한에서 김정은이 아버지 시대 원로 당 간부들을 대치해야 새로운 정치 노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자기 사람들로 군부 세력을 채운 후 1인 독재 체제로 가기 위해서?

-맞아요. 우리가 3,4,5년 후 북한 정부를 보면 지금 볼 수 있는 얼굴이 아마 하나밖에 없을 겁니다. 김정은 얼굴..

▶ 그렇다면 실각을 꾸민 실제 세력들을 어떤 부류라고 봐야 하겠습니까?

-현 단계에서 우리가 북한 내부 전체를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마 국정원 사람들이 알 수도 있지만 아마 저도 그들을 별로 믿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알 수 없습니다.

▶ 이번 일을 주도한 세력들이 혹시 원로세력?

-주도한 세력은 젊은이들이에요.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제일 처음 작년에 군대, 군 대규모 숙청을 했고 원로 군인들을 많이 숙청했습니다. 인민군 숙청 후에 노동당 숙청 시대가 올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장성택 뿐만 아니라 다른 원로 간부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없어지기 시작할 겁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최룡해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니까 최룡해와 같은 사람, 주름이 많은 얼굴을 보면 미래가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원로 간부들은 김정은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들에게 제일 현명한 선택이 무엇입니까? 자발적으로 숙청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사직한다면 아마 잘 살 수 있습니다.

▶ 부인인 김경희와 장성택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고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성택의 숙청을 말렸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로는 김정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 장성택이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실각해야 된다.

-사실상 김정은은 김경희의 죽음도 기다리고 않고 장성택을 실각시켰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이것은 그들의 개인 관계가 아닙니다. 이것은 젊은 군주와 늙은 후견인의 관계, 항상 문제점이 아주 많은 관계입니다. 북한은 사실상 절대 군주제가 아닐까요? 고려시대, 조선시대, 당나라에도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았을까요? 두 번째로 김정은은 지금 자부심도 많고 아마 새로운 개혁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김일성 시대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유지해온 늙은 간부들이 많을 때 이와 같은 새로운 정책을 지향하기 어려울 겁니다.

▶ 언론에서는 장성택의 실각이 최룡해를 중심으로 한 당 원로나 군부 세력들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또 다른 젊은 세력들이 주도했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최룡해 밑의 김정은의 허락 없이 이와 같은 일이 있을 수도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최룡해도 늙은 사람이에요. 그의 미래가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룡해도 역시 구세대로 속하기 때문에 이용당하고 버려질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맞아요. 정치 역사를 보면.. 예를 들어 김일성이 정파 숙청을 했을 때 어땠을 까요? 제일 먼저 소련파와 중국파와 국내파를 숙청시켰습니다. 박헌영 같은 사람이 어떻게 피살되었어요? 소련파와 중국파, 다음 단계로 국내파가 없어지면 김일성은 빨치산파와 같이 소련파와 중국파를 많이 숙청시켰습니다. 마지막은 빨치산의 일부 갑산파를 숙청했습니다. 이것이 정치입니다. 최고 지도자는 이와 같은 세력과 동맹을 만들고 더 위험하게 생각되어지는 세력이 없어진 다음에 그를 도와주었던 사람들도 숙청합니다.

▶ 장성택 실각이 늙은 후견인을 견제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봐도 김정은 자신이 권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 되지 않으면 그런 선택을 하기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약간 의심이 있는데요. 최룡해와 장성택도 똑같은 문제가 있어요. 지금 장성택에 대한 언급은 벌써 6개월 1년 전부터 많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것은 갑작스런 소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믿을만한 소식.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또 경제에 의해서 라고 많은 사람들의 주장이 있는데 장성택은 경제 개혁파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많이 있지만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사실을 알 수 없어요. 예를 들면 북한에서 장성택 힘이 없어지기 시작한 다음에 개혁이 시작되는 김이 사실상 있습니다.

▶ 오히려 개혁이 시작되고 있다?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장성택은 벌써 올해 봄, 여름부터 힘이 별로 없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 신문을 보면 최룡해 이야기가 많고 장성택은 많이 언급하지 않아요.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혁은 주로 경제특구 14개, 이것이 노동신문에서 11월 21일에 나왔습니다. 또 6.28 방침, 즉 농가를 중심으로 한 농업관리 방법은 사실상 아직 시험하고 있는데 올해 봄부터입니다.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독립재산제입니다. 이것도 아마 5~6월부터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장성택 힘이 많이 없어진 다음에 시작되었습니다.

▶ 현재 장성택이 실각되면서 현재 추진 중인 경제, 개혁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인데 다른 견해를 말씀하셨습니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제가 보니까.. 장성택의 힘이 많이 없어진 다음에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북중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장성택이 중국과 밀접해서 김정은에게 장성택 말을 들으라는 얘기까지 했어요. 이런 것들이 오히려 북한 내 장성택 입지를 약화시키게 만든 이유가 됐을까요?

-이유가 될 수도 있는데.. 제가 얼마 전에 중국에 다녀왔는데 중국 전문가 외교관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조금 놀랍게 본 것이 중국은 대북지원을 그대로 하고 있지만 북한이 개혁을 시작할 경우에도 대규모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습니다. 장성택이든 최룡해이든 김정은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들은 현 단계에서 북한 개혁에 대해 의심이 많고 특히 북한 핵 정책 때문에 짜증이 많기 때문에 북한으로 대규모 투자를 할 의지가 놀라울 정도로 없습니다.

▶ 장성택 한 명의 인물로 개혁과 관련해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아닙니다. 이것은 중국의 전략입니다. 제가 보니까 잘못된 전략이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중국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 대규모 지원이 진행되려면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겠군요?

-제가 보니까 아닙니다. 중국 측의 논리는 핵무기 때문에 문제가 많거든요. 그래서 북한의 체제붕괴, 심한 내부 위기를 가로막기 위해서 대북지원을 되도록 해야 하지만.. 중국은 현상 유지를 원하지만 북 핵을 지지하지 않다. 이것이 중국의 입장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이것은 장성택이라는 인물과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 결국 장성택의 실각은 지금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급변 사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까? 아니면 오히려 김정은 체제가 더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습니까?

-바로 지금 급변 사태가 생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고 세월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정부가 개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은 박정희 시대와 같은 개발 독재를 할 수 있지만 안전이 조금 덜 안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알겠습니다. 여러 가능성과 변수들이 많아서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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