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애 가족으로 살기 어렵다"…아들 살해하고 자살
입력 2013-12-03 20:01  | 수정 2013-12-03 21:41
【 앵커멘트 】
한 40대 가장이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서에는 장애 가족으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근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청룡동의 한 야산입니다.

지난달 9일 이곳에서 49살 강 모 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자폐성 장애 1급인 17살짜리 아들을 살해한 뒤였습니다.

유서에는 발달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 힘든 아들은 내가 데려갈 테니 함께 묻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10월 부산에서도 46살 백 모 씨가 지적장애 1급인 7살 아들과 함께 투신했습니다.

역시 아들의 장애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장애 아동 가정은 매일매일 시험에 든다는 것이 가족들의 얘기입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 인터뷰 : 심삼보 / 발달장애인 부모
- "부모가 매여 있다가 보면 경제적 활동을 할 수가 없어요. 그렇잖아요. 어리면 어린이집 맡기고 놀이방에 맡겨야 사회생활 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안 되다 보니까…."

실제로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정부로부터 양육지원을 받는 비율은 3.9%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사회보장 시스템은 턱없이 부족해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 인터뷰 : 윤종술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 "아이의 미래가 도저히 보이지 않다 보니까 아빠와 아이가 자살하는 사건이 생기고…. 지역 서비스 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장애아에 대한 양육 부담이 지나치게 가정에 전가되고 있어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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