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TPP 명암…車·음식료 울고, IT·철강 웃고
입력 2013-12-03 17:46  | 수정 2013-12-03 19:16
엔화 약세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주(株)가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라는 악재를 만났다. TPP에 참여하면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차 관세가 폐지돼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외국시장에서도 국내차보다 가격이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부품 수입가격 하락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전자 등 IT 업종은 수혜주로 분류돼 주목을 받았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 3인방은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여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1만500원(4.21%) 하락한 2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도 3100원(5.2%) 떨어진 5만6500원, 현대모비스는 3.05% 하락하며 3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1.42포인트(1.05%) 하락한 것보다 더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자동차주에 집중됐다. 자동차주가 속한 운송장비 업종에 대해 외국인은 281억원, 기관은 131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기아차를 9만527주 순매도해 가장 많이 내다팔았고, 현대차도 1만3553주 순매도했다. 외국인 역시 기아차를 10만주, 현대차를 1만주가량 팔았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동반 매도는 TPP 참여와 전날 발표된 11월 자동차 판매 부진이 동시에 작용했다. 정부는 이달 안에 기존 TPP 12개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판매량 둔화를 막아줬던 국외 판매도 엔저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나빠졌다. 현대차 11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9% 줄어든 5만4302대, 국외 판매량은 1.3% 감소한 35만4231대를 각각 기록했다.
자동차주는 당분간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하락은 단기적 이슈라며 적극적인 시장 진화에 나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자동차주는 환율 급변동과 TPP 참여에 따른 불안감이 11월 일시적 판매 부진과 결부되면서 과도한 낙폭을 이끌었다"며 "자동차주는 이미 환율에 내성을 갖췄고, 현대차는 신차 국내 우선 공급이 계획돼 하락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TPP 참여로 팜스코 선진 등 양돈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이날 주가는 보합세로 마무리됐다.
반면 IT와 철강 업종은 TPP 수혜주로 꼽혔다. 기초소재와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드는 한국 교역조건상 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종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TPP 체결로 관세가 할인돼 시장점유율이 커질 것으로 봤다. TPP 참여가 예상되는 국가의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견줄 만한 경쟁업체가 없다는 점도 이유다.
삼성전자는 이날 소폭 하락한(0.41%) 146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는 1.05% 올라 33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TPP 참여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은 IT,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음식료 등"이라며 "특히 자동차와 부품소재, 기계 산업 등은 일본 제품 무관세 수입에 따른 피해가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이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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