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일반분양이 전망되는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자이아파트(왼쪽)와 논현동의 논현경복이편한세상 조감도. <매경DB> |
래미안잠원, 래미안대치청실, 아크로리버파크 등 굵직한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이 흥행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데 비해 의외의 행보다. 두 단지는 올해 말보다는 내년에 시장이 더 나아졌을 때 분양시장에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아파트(역삼자이)와 논현동 경복아파트(논현경복이편한세상)의 일반분양이 연기됐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다 시공사와 조합 간 적정 분양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진 탓이다. 두 단지는 역삼자이가 408가구, 논현경복이 368가구로 소규모지만 입지가 뛰어나 수요자가 많아 당초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일반분양 아파트가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대형 평형에 집중돼 있어 분양가가 중요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전용 114㎡(옛 45평) 물량뿐이라 분양가에 따라 초반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 혜택 대상도 아니어서 연말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으며, 최근 분양된 인근 SK뷰나 아이파크를 봤을 때 3.3㎡당 3200만~3300만원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복아파트 사거리'로 더 유명한 논현경복이편한세상은 사실상 요즘 보기 드문 후분양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2012년 8월부터 철거와 공사에 들어간 뒤 1년 반 동안 분양이 지연되면서 내년 12월이면 준공ㆍ입주하기 때문이다. 내년 봄께 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되면 일반분양자는 계약 후 8개월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시장이 더 좋아지면 분양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해 내년 봄 이후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며 "입지가 좋은 곳이라 언제 분양에 나서든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대 시세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움직이면서 일반분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B공인 관계자는 "바로 옆단지인 센트레빌이 금융위기 전에는 3.3㎡당 3000만원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평형별로 2000만원대 초ㆍ중반 수준"이라며 "경복이 신규 아파트고 입지가 더 좋지만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받기는 어렵기 때문에 분양가 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두 단지 모두 일반분양 가구 수가 적어 완판에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입지 면에서는 대단위 아파트촌인 역삼자이가 다소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