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정부에게 반사이익만 주는 민주당
입력 2013-12-03 15:16  | 수정 2013-12-03 17:16

민주당이 요즘 처한 위치를 보면 뭐하나 속시원하게 풀리는 것이 없다. 열심히 박근혜 정부와 싸우는데,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당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4자회담이 열리는 와중에도 보란 듯이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을 임명했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든다고 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한창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신당으로 가는 인물들이 늘어날 태세다. 안철수 신당에 비해 민주당의 지지율은 반 토막이다. 127석의 거대 의석을 갖고 있지만 당내 의견은 결코 일사분란하지 않다. 문재인 의원은 4년 뒤나 남은 대선을 위해 벌써부터 뛰고 있다. 친노와 비노간의 권력 투쟁은 언제라도 터질 듯이 잠복해 있다. 아마도 내년 지방선거가 닥치면 공천권을 둘러싼 암투는 매우 치열해 질 것이다.
과연 민주당은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아니 풀어나갈 능력은 있는지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매우 억울한 것 같다. 장외투쟁도 열심히 했고 지난번 국정감사 때는 의원회관에서 밤새가며 준비했는데 국민들은 별로 알아주는 것 같지도 않고 청와대는 우습다는 태도다. 오죽하면 4자회담에서 김한길 대표가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봅시다" 라고까지 소리쳤겠는가. 왜 이렇게까지 민주당이 꽉 막혀 버렸는가.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방향을 설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3년 올해 민주당이 걸어 온 행보를 한번 보자, NLL대화록 공방속에서 불안한 정당, 안보위기에 대해 낭만적인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확고하고 강경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 통진당과 이석기 사태 때도 마찬가지다. 슬쩍 발만 뺄 줄 알았지 한국정치에서 종북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지 못했다. 종북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북관계는 동아시아 지형과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고 단순한 종북정치가 아닌 남북관계의 화해와 평화가 국내정치에 어떻게 투영해 나가야 하는지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했다. 그저 소모적인 NLL공방속에서 "나는 아니야"만 소리칠 뿐 이었다. 국민적 관심과 범 사회적 이슈 역시, 새누리당의 정쟁 전략에 말려들어가기만 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선거개입문제 역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통성 시비와 분명히 구별시키는 전략을 펼치지도 못했다. 그 좋은 정치적 환경속에서도 특검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산안 심의와 연계시키면서 특검도 빛을 잃고 예산안을 갖고 발목만 잡는다는 인상을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현주소는 소모적인 정쟁 소용돌이에 말려들었을 뿐이지 국민 이익을 위한 행보와 파이팅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은 몇 차례의 외국 순방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제가 잘 안풀리고 국민 삶이 별로 나아지고 있지 않은 이유는 열심히 일하는 박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야당이 협조해 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는 이미지 정치에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야당이 반사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당과 청와대가 반사이익을 보는 이상한 정치 형국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여름에 민주당은 '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기득권층의 이익은 강화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런 문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정면으로 붙지 않는다. 그 이해하기 힘든 NLL문제와 지난 대선 문제로만 시끌벅쩍한 정치권을 바라보면 신물이 난다. 즉, 국민들이 바라볼 때 민주당은 우리들의 고통스러운 문제를 진정성 있고 일관되게 대변하고 해결해 나가려 하는 의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정당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대를 상당부분 접은 것 같다.
아마도 이러한 대립과 갈등의 형국은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오히려 여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즈음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론에 대응해 야당 심판론을 들고 나올지 모른다. 야당이 발목만 잡아서 이렇게 정치와 경제가 잘 안 풀렸으니 여당에게 표를 주어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선거전략을 짤 수도 있다. 그리고 민주당은 또 속수무책으로 당할지 모른다. 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정쟁 혼돈 정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질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옮겨가야 산다.
그것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결코 나아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금 어디에서도 10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문제와 교육, 주택, 복지 사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풀어내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은 점점 없어져 가는 중산층을 위한 정당인지 자꾸 늘어만 가는 서민층을 위한 정당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그저 친노를 위한 정당인지 127명의 차기 총선 재당선을 위한 정당인지 오락가락할 뿐이다.
■ He is…
동국대 대외교류 연구원 책임연구원 (현) / TBS TV " 수도권 투데이" 진행자 (현) / 국회정책연구위원(전) / 미 존스홉킨스 국제관계 대학원(SAIS) 초빙연구원 (전) / 미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전) / BBS 객원 논평위원(전) / OBS, BBS, YTN라디오에서 진행자로 활동(전)
[유용화 시사평론가 / 동국대 대외교류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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