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수십억 원을 물려 받은 자산가지만 노숙생활을 전전해 '50억 원 노숙자'로 불리는 박모씨(53)가 또 다시 거액이 든 지갑을 잃어 버렸다.
3일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부천역으로 향하던 중 잠깐 자는 사이 19억 1200만 원이 든 지갑이 사라졌다고 부평센터에 신고했다.
지갑에는 1억 원짜리 수표 19장 등 19억 12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박씨의 주장을 반신반의 하던 철도사법경찰대 직원들은 "2년 전 언론에 나왔던 50억 원 노숙자가 바로 나"란 박씨의 말을 듣고 신원을 확인해 박씨와 동일인물임을 확인했다.
철도경찰대는 박씨 수표를 모두 정지시키고 분실, 소매치기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철도경찰대 관계자는 "아직 분실한 돈을 찾지 못했으며 (박씨가) 언론에 나가는 것을 꺼려 수사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2011년 8월 31일 오전 5시 30분 인천 중구에서 노숙을 하다 1000만 원 대 현금, 고급 금장시계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잃어 버리기도 했다.
가방을 훔친 피의자가 가방에 든 거금을 보고 더 놀랐을 정도다. 박씨가 50억 원 대 자산가란 사실은 당시 범인을 잡은 경찰이 박씨의 돈의 출처를 의심하면서 알려졌다.
박씨는 젊은 시절 부모님이 물려주신 수십억 원의 재산을 모두 처분해 2010년 은행에 입금하고 매월 10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받으며 노숙생활에 나섰다.
미혼인 박씨는 호텔이나 모텔에서 잠을 자면 감옥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노숙을 하게됐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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