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 ‘꾸리스마스’ vs ‘루팡3세’, 전문가 의견 “표절 아니지만…”

크레용팝(사진=크롬엔터테인먼트 제공)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를 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일단 표절로 보기 애매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본의 한 매체는 크레용팝이 최근 발표한 스페셜 앨범 ‘꾸리스마스가 일본 애니메이션 ‘루팡3세의 오프닝 주제가를 표절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이후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곡을 비교한 게시물이 여럿 올라오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꾸리스마스의 도입부 약 10초가량이 ‘루팡3세에 쓰인 멜로디 및 비트와 사실상 똑같지 않느냐는 주장이 거세다.
이와 관련해 작곡가 A씨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우리나라에서 정의하는 ‘표절의 기준으로 봤을 때 표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가락, 리듬, 화음 3가지 요소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가 음악 표절 기준이다. 이 3가지 요소 중에서 가락이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게 되는데, 개별적인 음표의 유사성보다는 그 음표가 어떻게 결합돼 연속되었는가가 문제다. 같은 선율과 같은 화음이 4마디 이상 진행될 경우, 또 비슷한 선율과 같은 화음이 8마디 이상 진행될 경우 표절로 판단된다.

그러나 A씨는 크레용팝의 ‘꾸리스마스는 ‘루팡3세의 곡과 일단 키(음조)가 다르다. 가락도 아주 똑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A씨는 브라스 리듬이나 전체적인 악기 구성은 누가 들어도 표절이라 여겨질 만큼 비슷하긴 하다”며 아마도 해당 작곡가가 ‘루팡3세의 곡을 레퍼런스(참고)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작곡가 B씨는 본 노래 자체는 매우 다르다. 16마디의 인트로 부분이 ‘루팡3세의 곡과 비슷한데 그 뒷부분부터 시작되는 본 노래의 멜로디는 다르기 때문에 이걸 표절로 봐야하는 지 애매하다”고 말했다. B씨는 바보가 아닌 이상 코드 진행 방식이나 화성악적으로 똑같이 곡을 베끼는 사람은 없다”며 표절은 아니지만 해당 작곡가 자신만이 아는 양심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작곡가 C씨는 사실 음악을 순수 창작하기란 매우 어렵다. 어느 정도 모방에 의한 변형인 때가 적지 않다”며 크레용팝은 앞서도 표절 논란 등 좋지 않은 이력이 있다 보니 대중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한편 크레용팝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꾸리스마스 작곡가인 김유민 씨에게 연락을 취해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다. 김유민 씨는 크레용팝의 히트곡 ‘빠빠빠를 작곡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