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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내년 꼴찌후보 1순위가 KIA?
입력 2013-12-03 11:07  | 수정 2013-12-03 11:16
며칠 전 야구 관계자들 몇 명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재밌는 얘기가 오갔다. FA와 2차 드래프트 등으로 각 구단의 전력 이동이 유난히 심했던 올해를 마감하면서 내년을 점쳐 보기로 했다.
특히 2년 연속 최하위였던 한화 이글스의 전력보강이 두드러져 ‘꼴찌 후보를 예상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한 사람씩 자신이 생각하는 꼴찌 1순위를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야구인들은 내년 시즌 꼴찌후보 1순위로 KIA 타이거즈를 꼽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처음으로 말을 꺼낸 야구인은 뜻밖에도 KIA 타이거즈를 지목했다. 투타의 핵인 윤석민과 이용규가 빠져 나가 전력이 많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첫 번째 꼴찌 후보로 거론되니 당황스러웠다. 하나씩 따져 보기로 했다.
윤석민 이용규의 손실도 크지만 무엇보다 페넌트레이스 전체를 끌고 갈 힘이 없다는 것이 KIA를 약하게 보는 이유였다. 올해 뛴 주전 라인업 가운데 기복이나 부상 없이 시즌을 관통한 선수는 나지완 한 명 뿐이었다. 나지완 마저 내년에는 언제 공익근무요원으로 차출돼 전열에서 이탈할지 모른다. 최희섭 김주찬 이범호 안치홍 김선빈 등은 모두 부상경력이 있는 선수여서 100% 전력 발휘를 장담할 수 없다.

투수 부문에서도 선발과 마무리 모두 불안하다. 특히 불펜이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자리에 있던 야구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를 2연패로 이끈 선동열 감독 한대화 수석의 리더십이 일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다음으로 꼴찌 후보에 오른 팀도 뜻밖이었다. 올해 신생팀 돌풍을 몰고 온 NC 다이노스였다. KIA와 한화를 밀어내고 창단 첫 해부터 7위에 오른 데다 FA 이종욱 손시헌을 영입해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최하위 후보로 거론돼 의외였다.
내년엔 각 팀이 처음부터 NC를 집중 견제하리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올해는 사실 NC와 붙은 팀들은 다소 여유를 가진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년엔 말 그대로 ‘맞불을 놓을 공산이 크다. 상위권 팀들은 특히 NC를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력이 많이 보강됐다고 하지만 아직은 타선의 파워나 내외야 수비력 등에서 기존 강팀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NC가 조바심 내지는 부담감을 가질 것이란 예측도 하락요인으로 꼽혔다.
마지막 꼴찌 후보 한 팀은 애석하게도 한화였다.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 가 탈꼴찌는 물론 4강 진입이라는 부푼 꿈을 품고 있는 한화지만 현장 야구인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야구 승부의 ‘7할이라는 투수력에서 별반 좋아진 게 없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이용규가 빨라야 5월 말이나 되어야 합류할 수 있다는 점도 감점요인이었다. 타력과 기동력은 좋아졌다고 하지만 고질적 병폐인 내야 수비력은 정근우 한 명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불행히도 올해 7,8,9위 팀들이 내년에도 꼴찌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예상은 예상일 뿐이다. 부디 이 예상이 빗나가길 기대해 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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