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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 2014 제국의 역습 시작됐다
입력 2013-12-03 11:07  | 수정 2013-12-03 14:22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과거 찬란한 ‘제국으로 군림했던 뉴욕 양키스가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국의 역습이 시작될 조짐이다.
양키스는 자타공인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통산 27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찬란한 역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내 최고의 빅마켓인 뉴욕을 연고로 하고 있고, 그간 팀을 거쳐 간 역대 스타들의 면면도 화려한 별들이었다.
메이저리그가 자리를 잡기 전이었던 1920년대부터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이라는 야구 영웅을 앞세워 야구붐을 일으켰다. 양키스는 그 후에도 조 디마지오, 미키 멘틀, 로저 매리스 등의 대표선수들이 나타난 것은 물론 팀도 수십 년의 유구한 시간동안 경쟁력을 유지했다.
제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사진=MK스포츠 DB
지속적인 영광 속 잠깐의 시련을 맛보기도 했던 양키스는 1981년 월드시리즈 이후 1993년까지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하는 진정한 암흑기가 시작된다. 반전은 1994년이었다. 양키스는 그 해 극적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파업시즌이었기에 월드시리즈는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양키스는 본격적으로 강팀의 행보를 시작하며 연거푸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 호르헤 포사다, 버니 윌리엄스로 대표되는 선수들이 주전으로 발돋움한데 이어, 데이빗 웰스, 마이크 스탠튼 등의 외부자원을 수혈했다. 이후에도 척 노블락, 데릴 스트로베리, 올랜도 에르난데스, 로저 클레멘스를 줄줄이 영입하는 등 외부 선수를 쓸어모으며 최강팀의 명성을 유지했다.
내부 육성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과 외부영입 선수들의 조화가 핵심. 하지만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과감했던 물량공세 때문에 2002년 래리 루치아노 (보스턴 레드삭스 회장)으로부터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악의 제국(the evil of empire)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야구 열정이 남달랐던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구단주는 미디어와 타팀 야구팬들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최고의 선수들을 최고 대우로 산다는 전략을 세웠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라이벌 팀들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FA 시장 자체의 판이 커졌다. 악의 제국은 악명인 동시에 양키스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별명이 됐다.
이제 그는 없다. 사진=MK스포츠 DB
2003년부터 양키스의 행보는 비극의 주인공에 가까웠다. 2003년 플로리다에 막혀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쳤고 2004년에는 ALCS에서 숙적 보스턴에 역사적인 3승 이후 4연패의 리버스스윕을 당했다. 그렇게 양키스는 2008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9년 C.C 사바시아와 마크 텍셰이라를 영입한 양키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꺾고 다시 감격적인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월드시리즈 진출을 하지 못한데 이어 올해는 지구 4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추가적으로 마리아노 리베라와 앤디 페티트로 대표되는 선발과 구원의 큰 축이 은퇴하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사실 수년간 양키스는 노쇠한 선수단을 운영해왔다.
이에 결국 칼을 빼어든 모양새다. 먼저 FA 포수 최대어 브라이언 매캔을 6년 1억달러에 영입하며 신호탄을 쐈다. 거기에 추신수, 카를로스 벨트란 등의 특급 외야수들과도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다. 로빈슨 카노와의 재계약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몸값을 감당할 팀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잔류가 유력한 상황. 거기에 추가로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 영입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에이스였던 구로다 히로키의 잔류도 마찬가지로 앞서나가고 있다.
추신수와 카노는 모두 계약 규모가 1억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한 선수들이다. 다나카 역시 포스팅 비용을 포함하면 그 정도의 몸값이 예상된다. 비교적 값싼 벨트란 역시 연간 1500만달러 수준의 3년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부쩍 힘이 떨어진 양키스의 입장에서 이들은 절실히 필요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팀 내 고액 연봉자들의 부담과 사치세의 늘어나는 누진율의 공포다. 내년 양키스는 A-로드, 사바시아, 텍셰이라에게만 7,350만 달러의 천문학전인 연봉을 지불해야 한다. 거기에 내년에는 사치세의 누진률이 42%에서 50%로 늘어나는게 된다. 이 때문에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는 올 초 2014시즌까지 연봉총액을 사치세 적용 기준인 1억 8,900만달러(현 1억 7,800만달러)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뉴욕 양키스의 수많은 영구결번 등.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양키스를 이끌 새로운 스타플레이어가 나타나게 될까. 사진=MK스포츠 DB
덧붙여 아버지 조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할 구단주의 성향과, 주도권을 잡은 이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행보까지 감안하면 무분별한 투자는 없을 전망. 최근 양키스는 최대한 연봉총액을 억제하는 가운데 합리적인 계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내년 시즌 양키스의 전망은 현재 선수단 구성대로라면 그리 밝지 않다. 핵심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과제와, 세대교체의 성공은 우승을 위한 필수과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간 이적시장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양키스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바이어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양키스는 양키스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제국이 올 겨울 가장 뜨거운 손으로 떠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링크된 선수들을 모두 잡는 것은 힘든 과제. 하지만 양키스는 모두 감당할 수 있다는 각오다.
제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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