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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상… KBO에서 줄 순 없을까
입력 2013-12-03 07:13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에서 11~12월은 시상식의 계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수상하는 투타 부문과 최우수선수(MVP), 최우수신인상과 골든글러브 외에도 언론사 주관 시상식이 줄줄이 잡혀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2일 대전 도룡동 호텔 ICC에서 열린 ‘2013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8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50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들이 직접 뽑은 상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이가 바로 사이드암 투수 신용운(30·삼성 라이온즈)이다. 신용운은 ‘재기상부문에서 상패와 함께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사이드암투수 신용운이 2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주관한 2013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재기상을 수상했다. 2007년 이후 부상으로 고생한 신용운은 올 시즌 다시 부활했다. 사진=MK스포츠 DB
받은 상의 명칭 그대로 신용운은 올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올 시즌 기록은 44경기 등판해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2.03이다. 정현욱(35·LG트윈스)의 이적 등으로 불펜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 마운드에 신용운의 가세가 없었다면 통합 3연패라는 위업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신용운의 부활을 예상한 이들은 적다. 지난 2002년 KIA타이거즈에 입단한 신용운은 KIA불펜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2007년 40경기에 등판한 것을 끝으로 사라져버렸다. 경찰청에 입대해 군복무를 한 것도 있지만 세 차례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갈아입고 다시 날아올랐다.
선수협에서 주는 재기상 말고도 12월에 잡힌 숱한 시상식에는 재기상과 기량발전상이 포함돼 있다. 이는 부상이나 부진을 딛고 다시 돌아와 활약한 선수들에게 주는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가 강하다.
미국과 일본에도 재기상이 존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시즌이 끝난 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별로 ‘올해의 재기상을 수여한다. 올해 아메리칸리그는 마리아노 리베라(44·전 뉴욕 양키스)가, 내셔널리그는 프란시스코 리리아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수상했다. 일본의 경우 일본야구기구에서 ‘컴백(Come Back)상이라는 명칭으로 부활의 날개를 편 선수들을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KBO에서 수여하는 공식적인 재기상은 없다. 33년째를 맞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 야구팬은 한 차례 좌절을 겪은 선수들이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출범당시 캐치프레이즈는 ‘젊은이들에게 낭만을, 어린이들에게 꿈을이다. 그라운드에서 재기한 선수를 통해 희망을 찾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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