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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LG에서 어떤 역할 맡나
입력 2013-12-02 13:46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써니 김선우(36·전 두산 베어스)의 새 집은 멀지 않았다. 바로 옆 집 LG 트윈스였다. 이제 LG는 김선우의 '경험'을 이식받으려 한다.
LG는 2일 김선우와 연봉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두산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등이 김선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옆 집 LG도 관심을 놓지 않았다. FA 이대형(KIA 타이거즈)의 보상선수 및 2차 드래프트에 집중했던 LG가 김선우 영입에 나선 것은 바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기 때문. LG 송구홍 운영팀장은 현장에서 김선우가 팀 전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필요성을 먼저 구단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현장의 필요성이라면 김선우는 LG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까.
프로야구 LG트윈스는 김선우의 햇살을 받을 수 있을까. "써니" 김선우가 2일 LG트윈스와 연봉 1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MK스포츠 DB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복귀한 김선우는 지난해까지 쭉 선발로 뛰어왔다. 복귀 첫해는 6승(7패) 평균자책점 4.25에 그쳤지만, 이듬해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두자리 승수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10년에 거둔 13승 기존 김선우의 스타일이었던 파워피칭을 버리고 거둔 것이었고, 2011년 16승(7패)로 다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김선우의 구위는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163⅓이닝을 소화했지만 6승(9패)에 머물렀고, 올 시즌에는 선발로 시작하긴 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투구폼이 무너지면서 로테이션에 제외돼 주로 불펜으로 나섰다.

현실적으로 LG에서도 김선우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아직 외국인선수와의 계약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LG는 레다메스 리즈와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류제국이 10승 이상을 거두며 원투펀치를 이뤘고, 사이드암 우규민도 주로 선발로 나서 두 자리 승수를 올렸다. 또 같은 사이드암인 신정락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을 올렸다. 여기에 좌완 신재웅도 선발투수 후보다. 김선우가 끼어들기에는 자리가 촘촘하다. 물론 2010년 기교파로 변신했던 경험을 살리고, 몸상태를 회복한다면 과거의 구위를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아무래도 불펜으로 보직을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김선우는 존재 그 자체로도 LG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LG마운드는 실력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어쩌면 김선우가 두산에서 맡았던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이 LG에게는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메이저리그와 두산에서의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김선우의 가세는 LG의 젊은 투수들에게 교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FA로 정현욱(35)을 영입했다. 비록 후반기 들어 구위가 떨어지긴 했지만 전반기 정현욱의 역할이 없었다면 LG의 가을야구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또 후반기 들어 등판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정현욱이 더그아웃에 있는 것만으로 젊은 불펜투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LG가 김선우에게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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