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휠체어를 탄 '기적의 지휘자'
입력 2013-11-26 07:00  | 수정 2013-11-26 16:19
【 앵커멘트 】
무대 중심에 선 지휘자를 향해 관객들은 화려하고 격정적인 지휘 동작을 기대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수십 명의 단원을 한 몸처럼 이끄는 지휘자의 감동 또한 그에 못지 않습니다.
박통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연주의 시작을 알리는 손동작.

지휘봉을 움직이는 빠르기와 세기에 따라 연주의 강약도 달라집니다.

휠체어를 탄 지휘자는 올해 57살의 정상일 교수.

지난해 5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가 다시 무대에 서는 건 불가능 해보였습니다.


▶ 인터뷰 : 정상일 / 세한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
- "지휘를 하려면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균형을 잡기가 어렵죠. 또 호흡이 불안하니까, 말할 때…."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 돌아온 정 교수는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휠체어 생활 1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악보를 넘기지 못하고, 움직임도 화려하진 않지만, 그의 지휘 아래 하나가 된 연주는 어느 오케스트라보다 웅장합니다.

▶ 베라슬라프 고주노프 / '파잘크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단원
- "손을 사용할 수 있잖아요.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면 다리가 불편하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인생 최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포기할 수 없었던음악에 대한 열망,

그의 최종 목표는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시 한 번 지휘봉을 잡는 겁니다.

▶ 인터뷰 : 정상일 / 세한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
- "제가 가장 많이 갔던 도시고 가장 맘에 드는 도시에요. 또 음악의 도시고. 그곳에 가서 지휘하고 싶죠."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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