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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예능’②] ‘SNL’ 유성모PD “일주일이 8일이었으면…”
입력 2013-11-20 15:28 
예능 프로그램의 기본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한 즐거움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가요계를 긴장시키고,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에서 나온 음식들은 업계 매출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 역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며, 이직에 따라 어느 방송사는 웃음을, 어느 방송사는 울상을 짓게 만든다. 현 시점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어느 선까지 와 있으며, 이를 만드는 PD들은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 짚어본다. / MBN스타 대중문화부

[MBN스타 남우정 기자] 올해도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사라졌다.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되는가 하면 마무리 인사도 못 한 채 종영되기도 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펼쳐지는 방송가에서 ‘SNL 코리아의 행보는 특별하다. ‘19금 개그의 새 장을 연 것은 물론 방송 된 후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 만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시즌1~3에서 정규 편성된 현재까지 ‘SNL 코리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유성모 PD가 있었다.

매주 토요일 있는 생방송을 위해 치열한 일주일을 사는 그는 MBN스타와의 전화인터뷰 곳곳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일주일이 8일이었으면 좋겠다”

사진=CJ E&M
시즌제에서 지난 2월 정규 편성됐던 ‘SNL 코리아는 오는 23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방송이라고 달라진 건 없었다. 토요일 생방송을 마친 후 월요일부터 다시 끝없는 회의에 돌입한다.


매일 똑같이 회의하고 있다. ‘SNL 코리아는 일주일 단위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월요일 아침부터 아이디어 회의에 들어간다. 호스트 미팅을 하고 작가들과 ‘이번 주는 어떻게 갈까? 무슨 콩트 할까? 회의 후 대본을 쓴다. 쓰고 수정하고를 반복한 다음에서야 야외 촬영을 몰아서 진행 한다.”

녹화 방송이야 촬영본을 보고 재미있고 없는 것을 골라낼 수 있지만, 생방송은 있는 그대로 전파를 탄다. 그렇기에 더 계획적이고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생방송 직전까지 철저하게 리허설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주 마감일이 정해져 있는 압박에도 유 PD는 일주일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스케줄이 빡빡하다. 6일을 일 하는데 일주일이 8일이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워커홀릭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하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이디어? 세상 돌아가는 것 알아야...”

‘SNL 코리아는 한 회당 4~5개 이상의 콩트가 포함되어 있다. ‘SNL 코리아의 대표 코너였던 ‘이엉돈 PD, ‘여의도 텔레토비는 물론 최근 방송되자마자 인터넷을 점령한 ‘GTA 시리즈까지, 네 번의 시즌을 이끌어 오면서 나온 아이디어만 해도 수백 가지에 이를 것이다. 매회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이디어는 가만히 있으면 소진되고 만다. 그래서 작가와 PD들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SNL 코리아에선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동시대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관심 있는지 의식적으로 알려고 한다. 저희 같은 사람들은 프로그램만 파묻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걸 알려고 한다.”

커지는 예능 영향력…만드는 입장에서 자부심 생긴다”

예전보다 케이블을 중심으로 시즌제 예능이 늘어나는 추세긴 하지만 매번 화제를 모으긴 쉽지 않다. 하지만 ‘SNL코리아는 네 번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매회 등장하는 호스트는 물론 코너들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CJ E&M
이렇듯 시즌제를 이끌어 올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유 PD는 뻔한 이야기지만 시청자들이 반응을 보여주고 좋아해 주시니까 가능하다. 저희끼리만 좋아서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자 입장인 저희도 보람 있고 프로그램을 쭉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19금 개그의 브랜드가 된 ‘SNL 코리아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PD들의 파워도 커졌다. 업계 종사자로서 유 PD는 예능을 하는 입장에서 좀 더 자부심도 생기고 뿌듯하다. 예전엔 배우나 가수들에게 예능은 홍보 수단이 되거나 소모적 역할을 했다면 요즘은 영향력이 커지는 걸 느낀다. 전문화된 장르를 전문 인력들이 만든다는 것이 인식되는 과정이라 생각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다만 PD의 역할이 예나 지금이나 프로그램에 절대적이긴 하다. 하지만 제작진으로만 프로그램이 돌아가진 않는다. 출연자들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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