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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배슬기 “‘복고댄스’ 이미지가 배우 길 걸림돌 될 줄이야”
입력 2013-11-18 10:04 
‘야관문은 생에 마지막 순간 단꿈처럼 찾아온 욕망과 사랑 앞에 고뇌하는 말기 암 환자 신성일과 비밀을 간직한 매혹적인 여자 배슬기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사진=이현지 기자
[MBN스타 안하나 기자] 배슬기는 연기자의 모습보다는 예능인으로서 이미지가 강했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복고댄스가 워낙 강렬하게 인상을 심은 까닭이다. 이후 각종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쇄도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배슬기는 예능에 대한 것보다 연기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그 누구보다 컸기에, 자신에게 생긴 고정적인 이미지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에 그 누구보다 이미지를 파괴하기 위해 애썼고, 드라마와 스크린에서 조금씩 배우로서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가 이번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에서 50살 가까운 나이 차이가 나는 배우 신성일과 파격적인 멜로 연기를 하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 이는 예능인 배슬기가 아닌 배우 배슬기로 탈바꿈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에 가까워 보였다.

복고댄스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이나 좋았다. 하지만 이 이미지가 내가 하는 일에 있어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다. 사실 가수를 꿈꾸기 보다는 배우를 원하고 준비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가수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늘 배우에 대해 열망하고 있었고, 하고 싶었던 배우의 꿈을 찾기 위해 오디션도 줄곧 봤지만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심사위원들께서는 ‘배슬기가 연기를 한다고? ‘복고댄스 췄던 배슬기? 걔가 뭘 하겠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여러 번 오디션 끝에 이번 영화에 캐스팅 돼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어렵게 오디션에 통과하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당당하게 주연으로 복귀한 그녀. 하지만 개봉의 기쁨도 잠시,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에서 다소 부은 얼굴로 등장해 성형의혹으로 때 아닌 곤혹을 치러야 했다.


소속사에서는 급하게 입막음 하려고 살이 빠졌다고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살이 쪘다. 그리고 사실 지금 신장이 심하게 안 좋다. 거기에다 시사회 전날 잠을 못 잤더니 얼굴이 굉장히 많이 부었다. 성형은 정말 안 했다. 보톡스도 안 맞은지 오래 됐는데…(웃음)”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가 주목을 받기 보다는 배슬기와 신성일의 파격적인 베드신이 주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대중들은 그녀의 선택에 노출로 뜨려고 하는 거 아니야?”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영화를 보기 전 관객들이 노출에만 초점을 맞춰주는 것이 무척이나 속상했다. 하지만 막상 개봉을 한 후 영화를 본 대중들이 좋게 봐 주셔서 이제야 한 걱정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사실 처음에 받은 시나리오에는 노출이 전혀 없었다. 처음에 나온 대본과 지금 대본이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고, 내용에 무게감이 더 실린 것 같다. 솔직히 말해 갑자기 샤워신과 베드신이이 추가됐다고 해서 여배우로서는 겁부터 났다. 스스로 ‘이걸 어떻게 찍나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의 내용상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감내하고 찍었다.”

사진=이현지 기자
배슬기는 이번 작품에서 대장암 환자 종섭(신성일 분)의 간병인인 연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첫 스크린 주연작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심리 연기는 물론, 신성일과도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영화가 굉장히 무겁고 우울하다. 특히 연기를 하면서 연화의 감춰진 감정까지 표현해 내야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또 그런 인물을 연기하다보니 촬영하면서 우울하기도 했다. 친구와 통화하면서 우울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신성일 선생님과 한 작품에서 만나 연기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신기하고 놀라웠다. 연극영화학과에 다니면서 책으로 보고 배웠던 인물과 한 작품에서 그것도 상대배역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것은 상상이나 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현장에 갔을 때에는 선생님과의 호흡이나 연화라는 캐릭터에 대한 소화능력 등 여러 부분에 있어 많이 걱정이 됐는데, 신성일 선생님께서 많이 지도해 주시고 조언해 줘 잘 표현해 낼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선생님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온다면 또 한 번하고 싶다.”

배슬기는 이번 영화에서 신성일의 자살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으며 영화 촬영당시 아찔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제가 달려가서 신성일 선생님을 안아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어느 순간 선생님이 정신을 잃으셨다. 그 순간 긴박한 상황에 닥치니 말도 안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연기가 아닌 실제로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임했던 것 같다. 정말 떨리고 무서웠다.”

이렇듯 ‘야관문은 배슬기에게 있어 외적, 내적 모두 한 층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다. 이에 이번 작품을 발판삼아 배우로서 한 발 더 나아간 그가 꿈꾸는 배우로서의 삶과 목표는 무엇일까.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됐다. 앞으로 배우생활을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아직 배우는 입장이고, 해야 할 부분이 많기에 어떤 장르의 어떤 역할을 딱 해야겠다 정하지는 못하겠다. 굳이 뽑자면 공포영화나 심리스릴러 물에 출연하고 싶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 씨가 연기했던 캐릭터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앞으로 배우 배슬기의 행보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줬으면 감사하겠다.”

안하나 기자 ahn111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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