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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FA 모두 잔류…그 의미는?
입력 2013-11-17 06:22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6일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간이 종료됐다. 몸값 인플레이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투수 FA들은 모두 팀에 잔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FA를 취득한 투수는 장원삼(30·삼성 라이온즈), 강영식(32·롯데 자이언츠), 박정진(37·한화 이글스)이다. 모두 왼손투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장원삼은 선발, 나머지 두 투수는 불펜요원이다. 예년에 비해 투수 FA의 숫자도 적은 편이었다.
사실 투수 FA에 대한 인기는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투수 FA의 경우 성공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올 시즌 FA시장의 특징은 투수들이 모두 원소속팀에 남았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장원삼(삼성), 강영식(롯데), 박정진(한화). 사진=MK스포츠 DB
선발투수쪽에서는 2006년 4년 최대 40억원으로 투수 FA 최고액 기록을 세웠던 박명환(36·NC 다이노스)은 2007년 27경기에 나와 10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올리며 기대감을 충족시켰으나 2008~2010년에는 부상에 시달리며 총 24경기에 나와 4승10패에 그쳤다. 2004년 22억원을 받고 롯데로 이적한 이상목도 첫 해 3승9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불펜은 더 심각했다. 2004년 30억원(4년)을 받고 KIA에서 LG 유니폼을 입은 진필중도 첫해를 제외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유독 불펜 FA가 쏟아져 나오는 2011년에도 마찬가지. 당시 주인공이었던 정대현(롯데), 정재훈(두산), 이승호(NC), 송신영(NC) 등의 지난 시즌 성적을 놓고 봤을 때 불펜 FA의 실패는 기정사실이었다. 한 야구관계짜는 "선발투수와 달리 매일 불펜에서 대기하기 때문에 몸 상태를 항상 최상으로 유지할 수는 없고, 또한 FA가 될 때까지 오랜 기간 던졌다는 것은 그만큼 어깨 등에 무리가 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투수 FA의 실패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3명 모두 원소속구단에 쉽게 남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투수 FA의 가치가 시장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나가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기 보다는 원소속구단과의 원만한 합의가 더 나은 상황이 됐다는 것 이다.
하지만 올해는 ‘왼손투수의 경쟁력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적용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원삼의 경우 유일한 선발투수 FA였고, 2006년 데뷔 이후 연평균 10승 이상 14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왼손투수에 아직 서른에 불과한 젊은 나이라는 점에서 결국 4년간 총액60억원으로 투구 FA 최고액을 경신하는 역사를 썼다.
강영식과 박정진도 왼손불펜의 희귀성이라는 점에서 원소속팀이 쉽사리 버릴 수 없었다. 왼손불펜은 포수만큼 키워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두 투수 모두 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쳐왔다는 게 인정받았다는 점도 있다. 4년간 17억원에 계약한 강영식은 통산 620경기 출장, 28승 23패 9세이브 91홀드 평균자책점 4.26 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7년부터 7년 연속 50경기 출장하는 등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지난 8월 15일에는 투수 개인통산 600경기 최연소 기록을 달성했다.
2년간 총액 8억원에 계약한 박정진은 통산 423경기 28승32패24세이브61홀드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다소 나이가 많다는 점이 걸렸지만, 현재 한화의 불펜 사정상 박정진만한 투수도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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