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전드 캡틴 홍명보 감독의 속 깊은 ‘주장론’
입력 2013-11-14 16:58 
[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임성일 기자] 홍명보호 5기의 주장완장은 이청용의 팔에 채워졌다. 이청용은 주장은 생애 처음이다”고 했다. 실력적으로나 경험 면에서 이청용은 분명 대표팀의 중추이지만 리더로서는 ‘초짜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이청용이었다.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책임감을 많은 이들이 공유하자는 의도다.
1기부터 3기까지의 주장은 하대성이었고 지난 10월 4기에서는 구자철이 캡틴을 맡았다. 일단, 새로운 주장은 불가피했다. 하대성과 구자철 모두 5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변화는 예상됐으나 이청용을 예상하진 못했다.
이청용이 홍명보호 5기 주장으로 선임됐다. 처음으로 주장직을 맡았다.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책임감의 공유를 외치고 있다. 사진(파주)= 김재현 기자
14일 파주NFC에서 만난 홍명보 감독에게 주장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현역시절 누구보다 주장완장을 많이 찼던 ‘레전트 캡틴 홍명보 감독의 생각은 리더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개인적으로 한명의 리더보다는 여러 명의 리더가 있다면 팀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월드컵 본선에서는 한명의 주장이 정확한 팀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준비하는 과정”이라면서 (주장)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옆에서 (진짜 주장을)도와준다면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실상 겉으로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주장의 임무지만 경험한 사람들은 ‘리더의 몫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다. 그 무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책임감의 공유를 바라고 있었다.
홍 감독은 주장은 어려운 자리다. 책임감이 큰 자리다. 그런 경험들을 모두가 한 번씩 느껴볼 수 있다면, 팀에 있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앞으로도 주장의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홍명보 감독의 ‘공유 시리즈 2탄인 셈이다. 1탄은 고민의 공유였다. 홍 감독은 오랜만에 팀에 합류한 김신욱의 활용법을 이야기하면서 김신욱보다는 김신욱을 제외한 9명이 고민해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축복받은 하드웨어와 거구답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좋은 공격수를 제대로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였다.
그는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김신욱에게 공을 줘야 상대에게 위협적일 수 있는지를 모두가 생각하고 공유해야한다. 이를테면 상대의 스텝까지 파악해야하고, 앞으로 패스를 해야 하는지 뒤로 줘야 하는지 세밀한 것까지 생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비단 김신욱 활용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팀을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의 축구철학 속에 ‘함께는 기본이다. 생각의 공유를 외치던 홍명보 감독이 이번에는 책임감의 공유를 외쳤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주장선임이지만 그 속에 숨은 뜻은 특별했다.
[lastuncle@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