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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코치의 주문,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라"
입력 2013-11-13 17:34 
[매경닷컴 MK스포츠(서귀포) 전성민 기자] 나에게 의존하면 안된다. 타구 위치를 최대한 파악한 후 스스로 뛸지를 판단해야 한다.”
13일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훈련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 오후 타격과 투구, 주루 훈련이 동시에 이뤄졌다. 1루 옆에 선 이종범(43) 한화 주루코치의 말이 많아졌다.
이종범 코치는 쉴 새 없이 선수들에게 상황을 설정해줬다. 2루 주자는 2아웃인 상황이고 1루 주자는 1아웃이다. 히트 앤 런이다.”
이종범 코치가 13일 강창학야구장에서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내고 있다. 사진(서귀포)=김영구 기자
이종범 주루 코치는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깊숙한 장타를 친 타자에게 이 코치는 1루 베이스로 향하면서 타구를 쳐다보느라 주춤했는데 그러면 안된다. 장타를 쳤을 때는 전력으로 2루까지 뛰어라”고 조언했다.
야구는 순간 순간 상황이 급변하는 스포츠다. 이종범 코치는 선수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이 코치는 2루에 있는 주자에게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인지 원바운드인지 등 주자는 생각할 것이 엄청 많다”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다음 누를 향해 서너 걸음을 옆으로 옮기며 예비 동작을 하는 선수에게 자세를 낮춰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속도가 붙는다는 설명이다.

재치 있는 입담과 격려는 선수들을 이끄는 힘이다. 이 코치는 이전에 좋은 베이스러닝을 했지만 다음 번에 실수를 한 선수에게 사람은 한결같아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과격한 슬라이딩을 한 선수에게는 많이 아플 것이다. 나도 선수 시절 많이 까졌다. 괜찮다. 상처 난데 바르는 약 한 박스를 사주겠다”고 말했다. 이종범 코치의 농담을 들은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또한 선수들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 코치는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흙을 고르는 기구로 1루 주변을 수시로 정비했다.
한화는 2013 정규 시즌 128경기에서 70개의 팀 도루에 그치며 이 부분 최하위를 기록했다. 중장거리 타자가 많은 한화는 기동력을 보완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510개의 도루를 성공한 이종범 코치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한화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이종범 코치의 말이 많아질수록 한화의 발이 빨라진다.
[ball@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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