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빵으로 끼니 때우는 결식아동들…급식카드 유명무실
입력 2013-11-12 20:00  | 수정 2013-11-12 21:09
【 앵커멘트 】
결식 아동들이 식당 등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돈 대신 급식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빵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김근희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가정 형편이 어려운 12살 김 모 양은 결식아동으로 지정돼 급식카드를 지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밥을 먹은 기억은 없습니다.

집 근처에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마땅한 밥집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양 / 결식아동
- "(식당이) 있긴 있는데 어딨는지 잘 몰라요. 거의 빵이나 우유. (밥은 거의 안 먹고?) 네."

급식 전자카드는 각 지자체에서 결식 아동들에게 발급해주는 것으로 가맹 식당 등에서 돈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만 해도 가맹점 7천여 곳 가운데 5천 곳 이상이 편의점이고, 나머지도 대부분 분식점이나 빵집입니다.

가격도 문제입니다.

급식카드로 먹을 수 있는 한 끼 비용은 4천 원.

하지만, 실제 가맹 식당들을 찾아가보니 대다수 메뉴들이 5천 원에서 6천 원 이상입니다.

▶ 인터뷰 : 가맹 식당
- "4천 원짜리가 어딨어. 라면 하나 김밥 하나밖에 없어. 찌개도 5천 원인데…."

아이들에게 카드만 쥐어주고 방치하다보니 일부 악용되는 일도 벌어집니다.

▶ 인터뷰 : 가맹 제과점
- "애들이 카드 맡겨 놓고 현금으로 달라고…. 자기들은 안 먹을 테니 돈으로 달라고…."

▶ 인터뷰 : 성태숙 /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 "(결식아동들처럼) 방임되는 아이들은 급식만 필요한 게 아니라 보호도 함께 필요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결식만 해결하는…."

결식아동들이 제대로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급식카드 제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배병민·전범수 기자, 한종호VJ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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