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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운명, 또 결승서 만나는 포항-전북
입력 2013-11-12 06:34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얄궂은 운명이다. FA컵 결승전(10월19일)이라는 진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서로 피하지도 못하고 넘지도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던 포항과 전북이 다시 결승전을 치르게 생겼다. 무대는 정규리그로 옮겨졌다.
정규리그에는 토너먼트 방식에서 나오는 결승전이란 없으나 상황은 결승전과 진배없다. 서로가 서로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정규리그 우승의 희망은 사라진다. 부담스러운 상대이기에 피해가는 길을 택하고 싶지만 무승부도 의미가 없어 반드시 넘어야한다. 11월16일 포항과 전북, 전북과 포항이 시즌 두 번째 결승전을 치른다.
FA컵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포항과 전북, 전북과 포항이 또 다시 결승전을 치르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연장도 없다. 더 치열한 승부를 앞두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2013년 대한민국 프로리그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K리그 챌린지가 상주상무를 초대 우승팀으로 결정한 것과 함께 K리그 클래식 역시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주말 ‘빅뱅 결과가 컸다. 9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과 전북의 경기에서 울산이 전북을 2-0으로 제압하면서 처음으로 승점 70점 고지에 올랐다. 혹여 골득실차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으나 자력우승까지는 불과 B승점 5점이 남았다. 울산의 잔여일정은 3경기. 매우 유력해졌다.
유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다. 일정을 조금 더 진행해보자고 제안하는 추격자들이 있다. FA컵 챔피언 포항은 진짜 ‘시즌 더블이 욕심나는 듯 끈질기게 따라붙고 있다. 10일 열린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포항은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점 65점을 기록했다. 울산이 무려 5연승을 내달리고 있으나 포항 역시 3연승으로 승점 5점차를 유지하고 있다. 포항 역시 잔여일정은 3경기. 아직 가능성 있다.

울산이 쓰러뜨린 전북은 역시 변수가 ‘-2경기다. 울산과 포항은 35경기를 치렀으나 전북은 아직 33경기 소화에 그쳤다. 따라서 현재 승점 59점은 상황에 따라 65점이 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2연승이라는 쉽지 않은 조건을 극복해야하지만, 그렇다면 전북 역시 ‘가능성은 존재한다. 포항도 전북도, 그 많지 않은 가능성을 위해 기본적으로 서로를 꺾어야하는 상황이다.
포항과 전북이 오는 16일 포항 종합운동장에서 격돌한다. 사실상 ‘울산 대항마 쟁탈전이다. 여기서 이기는 팀만이 시즌 마지막까지 울산과 우승을 놓고 다툴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얻게 된다. 둘 다 함께 레이스를 펼칠 수는 없다. 단, 둘 다 자격을 박탈당할 수는 있다.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승점 1점을 추가할 시 포항은 36경기 승점 76점이 된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로 감안해도 가장 확보할 수 있는 승점은 72점이다. 울산이 3경기에서 2~3점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이는 형국이다. 전북도 다르지 않다. 34경기에서 60점이 되고, 4경기 모두 승리해야 72점이 끝이다. 이 점수로 우승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결국 결승전이다. FA컵보다 더 살 떨리는 결승전이다. 차라리 그때는 90분 이후 연장전과 승부차기라도 있었다. 이번에는 90분 동안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그대로 낙마하는 시스템이다. 언급했듯 무승부도 곧 패배다. 외나무다리가 다시 두 팀 앞에 놓였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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