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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실수, 다급한 강원에 치명타를 입히다
입력 2013-11-09 16:25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근 거침없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해도 강원 FC가 갈 길은 멀었다.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올라가야 할 계단은 많았다. 경쟁자 한 팀마저 강등시킬 수 있던 터라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는데, 잇단 실책으로 자멸했다.
강원의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9일 대전 시티즌에게 1-3으로 패했다. 지면 강등이 확정되는 대전이 죽기 살기로 덤비며 고전한 면도 있지만, 충분히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전방에선 마무리를 짓지 못했고 후방에선 3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그게 패인이었다.
전체적으로 강원이 주도권을 쥐고 경기의 흐름을 장악했다. 일방적인 공세가 펼쳐졌다. 슈팅수 21-7이 말해주듯, 두들기고 또 두들긴 강원이다. 하지만 대전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공격진의 마무리가 미흡했다.
전반 29분 김봉진의 중거리 슈팅을 비롯해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이 골키퍼 김선규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1골에 그친 건 공격진의 골 결정력 부족도 컸다. 후반 7분 최진호와 경기 막바지 최승인은 골문 앞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회를 놓쳤다. 이를 살렸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터다.

전방보다 더 심각했던 후방이다. 강원의 수비가 단단했던 건 아니다. 16경기 연속 실점 중이었다. 그렇지만 실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허나 이날 대전의 수비는 허점투성이였다. 방심했고 무모했다.
전반 14분과 후반 18분 잇달아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중앙 수비수 김오규가 지나치게 덤벼들다가 파울을 범했다. 아주 위급한 상황도 아니었다. 좀 더 침착하게 방어해야 했다. 이 2번의 페널티킥 때문에 역전을 꿈꾸던 강원은 힘이 빠졌다.
후반 29분에는 오른쪽 수비수 남궁웅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대전의 크로스를 막는 과정에서 가슴 트래핑을 한 뒤 잠시 뜸을 들인 것. 황지웅이 이를 가로챈 뒤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추가골을 넣었다. 스코어는 1-3으로 벌어지면서 강원의 벤치에는 패색이 짙어졌다. 이 골로 승부의 추는 완전히 기울었다.
강원이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땄을 경우, 11위 경남 FC(승점 32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대전(승점 22점)은 강등이 확정되고 13위 대구 FC(승점 26점)와도 간극을 벌릴 수 있었다. 경남보다 강원의 흐름이 더 좋았던 터라, 남은 4경기를 통해 잔류가 자동 확정되는 11위를 바라 볼만 했다.
하지만 강원은 대전에게 졌고, 다시 강등 위기에 처했다. 대구와는 승점 3점차가 됐으며, 최하위 대전과는 승점 4점차로 좁혀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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