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근혜 대통령·문재인 의원·이정희 대표의 세 갈래 길
입력 2013-11-07 11:39  | 수정 2013-11-07 16:53
지난 대선 당시 TV 토론에서 치열하게 다퉜던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이정희 후보.

그 세 사람의 운명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그때 TV 토론 당시 화면을 잠깐 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 "참여정부때 등록금이 올랐기 때문에 반값등록금이 대두된 것이죠. 그랬으면 (이명박 정부 때) 실천을 해야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대선 후보
- "제가 대통령 됐으면 진작에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할 겁니다. "

▶ 인터뷰 : 이정희 / 당시 통합진보당 대선후보(12월4일)
-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기 위한 겁니다.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겁니다."

어쩌면 세사람의 운명은 이미 그때 정해졌는지 모릅니다.

승자의 길과 패자의 길은 분명 다를테니까 말입니다.

승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황금마차를 타고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만찬에 초대됐습니다.

잠깐 영상으로 보시죠.


<호스 가즈 광장에서 황금마차타고 가는 장면>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이제 한국과 영국은 그동안의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미래, 더 넓은 세계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 SYNC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에서 온 손님을 위해 건배합시다."

박 대통령이 입은 주황색 저고리와 미색 치마 위로는 '바스 대십자 훈장'이 매어져 있었습니다.

여왕 만찬에 초대된 외국 정상에게만 수여되는 최고 등급의 훈장입니다.

박 대통령이 비발디 노래를 들으며, 여왕이 사냥을 해 직접 잡았다는 꿩구이 요리를 먹고 있는 동안, 서울에서는 다른 두 대선 후보의 엇갈린 행보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검찰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국회의원
-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NLL을 확실히 지켰습니다.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는 잡으라는 도둑은 안 잡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너는 잘못이 없느냐라고 따지는 격입니다."

지지자들은 문 의원의 부인이 군대 복무시절 가져갔다는 안개꽃을 들면 문 의원의 첫 검찰행을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문 의원은 회의록이 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는지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 언급은 9시간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의원
- "대통령의 수정·보완 지시가 있었고, 수정·보완된 대화록이 다시 보고가 된 이상 최초 보고된 대화록이 이관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또한 그동안 참여정부 사람들이 수차례 언급한 것외 불과했습니다.

여야는 이런 문 의원의 행보를 놓고 정반대의 논평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문재인 의원께서 큰 정치인답게 결자해지의 자세로 역사적 진실을 밝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
- "(제1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범죄혐의자 다루듯이 공개소환하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하루는 문재인 의원보다 더 나빴습니다.

마치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해야 할까요?

이 대표는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당 해산을 막기 위해 삭발 투쟁을 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재연 / 통합진보당 의원 (어제)
- "목숨을 걸고 싸우겠습니다. '유신독재'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서 함께 싸워 주시길 간곡히 부탁하겠습니다."

당의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이 대표.

그러나, 국민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지금 통합진보당의 위기를 초래한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유독 이 대표에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새누리당은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심판과 별개로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세비와 자료 요구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별도로 제출할 방침입니다.

헌재 판결 나기전이라도 국민의 세금을 단 한푼도 줄 수 없다는, 또 국가 비밀을 노출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어쨌든, 대선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당시 치열한 전장의 세 장수는 서로 엇갈린 길을 가고 있습니다.

아직, 그 길의 끝은 모릅니다.

더한 가시밭길이 나올수도 있고, 더한 낭떠리지가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화려한 꽃밭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세 사람은 그들 앞에 주어진 길을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그래서 숙명처럼 걸어가야겠죠.

되돌아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으니 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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