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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7] ‘가을 끝판왕’ 삼성, 넥센‧LG와 무엇이 달랐나
입력 2013-11-01 21:55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가을 사자들의 포효가 대구벌을 수놓았다. 경험의 가치는 달랐다. 삼성 라이온즈가 끝장 승부에서 끝내 뒤집었다. 삼성은 올해 돌풍을 일으켰던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플레이오프 LG 트윈스가 하지 못했던 가을야구의 끝판왕이었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3으로 이기고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도 새로 썼다.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 3연패를 달성한데 이어 1승3패로 뒤진 한국시리즈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역대 최초로 역스윕을 해냈다. 또 1차전 패배 팀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깼다.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에서 삼성 이승엽이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삼성의 위엄은 대단했다. 1, 2차전 대구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한 뒤 2승1패로 잠실을 찍고 돌아온 안방에서 필승불패로 우승을 일궈냈다. 4차전까지 잠자던 사자들의 타선은 거짓말처럼 살아났고, 막강한 불펜은 뒷심 강했던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넥센과 LG는 달랐다. 넥센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2연승을 하고도 3~5차전 3연패를 당하며 역스윕으로 무너졌다.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지 못한 통한의 시리즈였다. 결국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의 차이였다. 넘어간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했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3패로 허무하게 졌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티를 너무 냈다. 실책이 난무했고, 감을 잃은 타선은 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LG는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무서운 신바람 뒷심 야구를 선보였지만, 가을야구에서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쌀쌀한 야구를 했다.
두산의 거침없는 질주에 삼성도 주춤했다. 4차전까지 넥센, LG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리즈도 쉽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뒤 정신을 바짝 차렸다. 터지지 않던 타선이 집중력을 보이기 시작했고, 승부처 폭발력은 두산보다 강한 뒷심을 발휘했다.
승부를 마지막 7차전으로 몰고간 6차전 채태인의 결승 투런포와 박한이의 쐐기 스리런은 삼성이 왜 절대 강자인지 입증했고, 한국시리즈 내내 침묵하던 이승엽은 7차전 30타석 만에 첫 타점을 동점타로 만들어내며 베테랑의 가치를 높였다. 평소 세리머니를 하지 않던 이승엽이 좌전 적시타 하나에 포효를 하는 장면은 삼성의 우승을 직감케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승부사다운 벤치 파워도 빛났다. 삼성이 벼랑 끝에 몰리자 망설임 없이 마운드를 운용했다. 10개 구단 최강의 불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류 감독의 냉철한 판단이 주효했다. 두산이 기적의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것은 5~7차전 불펜 투수 운용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두산이 0%의 기적에 도전하며 감동의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위에 절대적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삼성이 있었다. '돌부처'는 오승환 뿐이 아닌 삼성 선수들 모두였다. 삼성은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충분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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