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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가을야구 악몽’ 깬 신용운의 K쇼
입력 2013-11-01 10:40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한국시리즈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간 삼성, 6차전의 또 다른 수확은 신용운이었다. 포스트시즌 악연을 깨면서 마지막 7차전을 앞두고 불펜의 또 다른 옵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신용운은 가을야구와 악연이었다. 2002년 KIA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수술 속에 10년 동안 KIA에서 뛰면서 포스트시즌 경험은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악몽이었다. 2003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리오스, 이강철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가 두들겨 맞았다. 3회 양현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더니 4회에는 박경완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신용운이 무너지면서 KIA는 4-10으로 지면서 플레이오프 탈락했다. 평균자책점은 12.00.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한 신용운은 홈런 악몽에 우는 듯 했다. 그러나 탈삼진 쇼를 펼치면서 삼성의 반격에 힘을 실어줬다. 사진=MK스포츠 DB
기나긴 부상과 재활 치료 끝에 올해 그라운드로 돌아온 신용운은 10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첫 판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1-6으로 뒤진 5회 조현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신용운은 최재훈을 공 4개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기분 좋은 출발. 그러나 6회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초구에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승부를 가르는 결정타였다. 그리고 교체 지시가 내려졌다. 신용운은 홈런에 울었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그 뒤 신용운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삼성 선발진이 무너져 불펜이 일찍이 가동되는 데도 신용운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이 이길 때도, 질 때도 그의 자리는 더그아웃이었다.
투구수 5개, ⅓이닝 평균자책점 27.00으로 그의 첫 한국시리즈는 초라하게 끝나는가 싶었다. 그리고 가을야구는 그와 인연이 아는 듯 했다.
하지만 삼성이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면서 신용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를 잘 살렸다. 6차전 9회 등판한 신용운은 민병헌과 최준석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앞선 타석까지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으로 삼성 마운드를 위협한 최준석을 3구 삼진으로 잡은 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는데 모두 삼진이었다.
1주일 만에 등판은 강렬했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신용운은 불펜의 주요 요원이 됐다. 끝장 승부로 치러지면서 그의 역할도 커졌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불펜에는 부하가 걸려있다. 선발 장원삼마저 일찍이 무너질 경우, 비상이 걸린다. 차우찬, 안지만이 언제까지 버텨줄 수는 없다. 총력전으로 대기 중인 신용운의 어깨가 좀 더 무거워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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