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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6차전] 밥상 차리다 끝난 두산, 끝장승부를 원했나?
입력 2013-10-31 21:46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는 끝장 승부를 원했던 것일까. 두산은 6차전 경기 초반 경기를 쉽게 끝낼 수 있는 밥상을 발로 차버렸다. 10월의 마지막 날 피날레는 없었다. 11월 첫째 날 7차전서 가을야구의 주인이 가려지게 됐다.
두산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2-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초반 잡은 확실한 승기를 스스로 놓친 뼈아픈 패배였다. 결국 시리즈 3승3패 원점. 양 팀은 11월1일 마지막 7차전서 끝장승부를 벌인다.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김현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두산은 경기 초반 승기를 잡았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빈이 삼성 외국인선발 릭 밴덴헐크를 상대로 선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밴덴헐크는 크게 흔들렸다. 2사 후 최준석과 오재일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두산의 2사 1, 2루 추가 득점 찬스. 손시헌은 8구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두산 외국인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1회말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분위기는 아직 두산이 잡고 있었다. 내일이 없는 삼성은 2회초 투수를 곧바로 배영수로 교체했다. 배영수의 공도 신통치 않았다. 선두타자 이종욱이 우전안타를 때린 뒤 최재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안착했다. 이어 김재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두산은 1사 1, 2루 찬스에서 정수빈이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배영수가 다시 밥상을 차렸다. 허경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현수가 좌익수 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만루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렸다.
찝찝한 상황은 1-0인 3회초에도 이어졌다. 최준석의 좌전안타와 오재일의 우중간 2루타로 무사 2, 3루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또 꼬이기 시작했다. 손시헌이 흔들린 배영수의 초구를 섣불리 노려 3루수 앞 땅볼을 때렸다. 최준석은 주루 플레이 미스로 홈으로 달려들다 태그아웃을 당했다.
두산은 최준석이 태그아웃 전까지 시간을 끌면서 가까스로 1사 2, 3루 찬스를 이었다. 삼성은 배영수를 내리고 차우찬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믿었던 차우찬도 두산의 밥상에 반찬을 또 올렸다. 첫 상대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차려줬다. 그러나 두산은 밥상을 또 엎었다. 최재훈이 2루수 병살타로 허무하게 절호의 만루 찬스를 날렸다.
두산은 결국 삼성의 기를 살려준 셈이 됐다.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두산은 3회말 진갑용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뒤 정병곤의 희생번트와 배영섭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가볍게 삼성에게 밥을 떠먹여 1-1 동점을 내줬다.
두산은 5회초 최준석의 솔로포로 다시 2-1 리드를 잡았으나 6회말 채태인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해 2-3으로 분위기를 내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7회말 더스틴을 고집하다 2사 1, 2루 위기서 박한이에게 쐐기 스리런을 얻어맞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니퍼트는 6⅔이닝 동안 107구를 던지며 홈런 두 방 포함 6실점을 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6차전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
두산은 차려진 밥상은 못 먹고 삼성에 밥상만 차려준 경기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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